한국의나비(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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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줄표범나비
주말을 이용해 찾은 경기도의 어느 산. 긴 임도를 하염없이 오르다 보니 결국 산 정상 부근 밑자락까지 다다르게 됩니다. 하지만 날씨가 하수상하고 늘 그렇듯이 행여나 하는 일말의 희망으로 하늘에서 뚝 떨어지듯 나타나는 나비를 찾아다닙니다. 결국 원하는 나비는 만나지 못했고 이제 막 발생한 듯 샤방한 산은줄표범나비를 만나 헤어지기 싫어하듯 주변을 맴도는 나비와 잠시 시간을 보낸 후 억지로 떼놓고 돌아온 날이었습니다. 주변을 날아다니기만 하다가 어느새 땀에 절은 장갑이 좋았는지 계속 장갑위로 날아듭니다. 이제 친해진건지 도통 곁을 떠날줄 모르는 나비. 결국 얼마후 훌쩍 날아 길에 놓인 작은 돌위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려하나봅니다. 참 깨끗한 개체, 불과 몇시간 전에 우화한 나비로 보여집니다. 자꾸만 손에 날..
2022.07.15 -
쌍꼬리부전나비 암컷~!
쌍꼬리부전나비 Spindasis tatanonis (Matsumura, 1906) 6월 초, 발생한지 얼마 되지않은 듯한 나비를 만났다. 아마도 오늘 세상구경을 막 시작한듯 너무나 깨끗한 나비. 그것도 멸종위기 야생생물Ⅱ급의 쌍꼬리부전나비다. 암컷으로 보여 잠시 흥분했었는데, 몇컷 찍혀주더니 날아가버렸다..... 며칠후 다행히 쌍꼬리부전나비의 짝짓기를 만나게 되고 짝짓기를 마친 쌍꼬리부전나비 암컷은 힘든 거사(?)를 치른 후 영양분 섭취를 위해서인지 개망초꽃에서 흡밀을 하기 시작한다. 올해는 여러곳에서 쌍꼬리부전나비를 만날 수 있어서 행복했었다. 부디 내년에도 많은 개체들을 볼 수 있기를~ 수컷과 다르게 암컷의 날개 윗면은 푸른빛이 없이 흑갈색이다. 조선나비이름의 유래기 쌍꼬리부전나비 쌍꼬리부전나비 부전..
2022.07.14 -
7월 둘째주에 만난 나비들~!
지난 주말 하늘은 여전히 흐리고 일기예보에도 간간히 비가 내린다는 소식. 장마철 일기예보는 믿을게 못된다는 결론에 집을 나서본다. 찾아간 곳에는 굴뚝나비들이 지천으로 날아다닌다. 덩치는 크지만 막상 사진으로 담기엔 까칠하기가 이를데 없는 나비. 결국 그 장소를 떠나며 길가에서 짝짓기커플을 발견. 사진 두어장 찍히더니 기운도 좋게 저 멀리 날아가버린다. 수컷의 몰골은 말할것도 없거니와 암컷의 모습까지도 날개가 찢어지고 너덜너덜하다. 꼬리명주나비도 이곳에서 쉽게 볼 수 있었고 장소를 옮겨 도착한 곳에서는 차가 빈번하게 다니는 임도에 갓 발생한듯 참한 대왕나비가 내려앉았다. 옆면 보여주길 거부하는 까칠한 대왕나비 오히려 나랑 한판 할까? 하는 모습으로 정면으로 다가온다. 꼬마까마귀부전나비 이 나비를 보고 순간..
2022.07.10 -
홍줄나비 1
홍줄나비를 만나기 위해 먼길 떠나던 것이 수년간 몇 번이던지.. 해마다 적어도 최소 두어번부터 예닐곱번까지 찾아간 곳. 올해는 그곳으로 떠나기 전날 계획을 세우면서 늘 출발하는 시간보다 한 시간을 당겨 출발하자 제안했다. 이상하리만큼 일찍 출발해야만 할 것 같은 촉(?)이 왔다고나 할까, 피곤하지만 그래도 홍줄나비를 볼 수 있다면 그 정도 노력과 정성쯤은 들여도 나쁘지는 않았다. 느낌 좋은 날은 어김없이 목표종을 보게되는 요즘 나비 탐사길에 촉이 다르다.. 달라 ㅎㅎ 지성이면 감천이었을까.. 예상시각보다 훨씬 빠르게 우리 주변으로 훌쩍 날아든 홍줄나비. 비록 날개 끝이 살짝 떨어진 홍줄나비 수컷이었지만 이곳을 찾아온 그 수많은 날들, 홍줄나비를 만나 사진으로 담았던 그 짧고 짧은 시간들을 모두 합쳐도 이..
2022.07.06 -
왕오색나비
올해는 지나가려했던 왕오색나비. 결국 만나고 왔습니다. ㅎ 몇해전부터 그곳으로 가게되면 늘 차에 실려있는 강아지 간식을 챙겨 입구에 들어서면 반겨주는 귀 한쪽이 접힌 누렁이에게 갑니다. 이름도 없이 그저 댕댕아~ 라고 불러도 환하게 웃는듯 꼬리가 떨어져라 흔들어댑니다. 간식을 주는 내내 먹으면서도 자기 앞에 누군가 있다는 것이 그저 즐거워만 보입니다. 요즘 털갈이를 하는것 같아 쓰다듬어 줄 수는 없었지만 주먹에 콧등을 살짝 대는 인사로 대신합니다. 같은 시간, 한사람은 산신각 아래에 있는 흰둥이에게 간식 조공을 합니다. 그래서인지 잘 짖지않는것이 고마울따름입니다. 그 후 나비를 만나는 시간이 이어지게 됩니다. ㅎ 햇살이 들고 나기를 여러번 왕오색나비들이 부지런히 날개를 펴고 접기를 반복합니다. 날개를 펴..
2022.07.04 -
먹그늘나비, 산네발나비 여름형
나비찾아 떠난 길. 잘 닦인 흙길을 달리면서도 눈은 길을 주시하며 행여나 앉아있을 나비를 찾아봅니다. 그러다 길 옆에 나비처럼 보이는 물체에 시선이 꽂히고 급히 차를 세운 뒤 확인해보니 먹그늘나비입니다. 움직임이 전혀없어 로드킬을 당했나 싶었지만 아무런 외상도 없고 혹시나 툭 건드려보니 훌쩍 건너편 길바닥으로 다시 내려앉습니다. 아마도 이른 아침 잠에서 덜 깬 먹그늘나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먹그늘나비 네발나비과(Nymphalidae) 뱀눈나비아과(Satyrinae)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 각지에 널리 분포하는 6월 중순~8월 연 1~2회 발생하는 나비 우리나라 나비박사 석주명선생이 나비 이름에 대해 저술한 책, "조선 나비 이름의 유래기"에 보면 먹그늘나비 - 그늘나비들중에서 가장 검은 종류(種類)이니 적..
2022.07.02 -
오색나비 수컷
강원도 나비출사길에 빛의 방향에 따라 날개의 색이 달라보이는 오색나비를 만났습니다. 이날 오색나비 수컷을 비롯, 귀하디 귀하다는 오색나비 암컷까지 보게 된 즐겁고 유쾌한 출사길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 오색나비 종류는 총 5종으로 왕오색나비, 황오색나비, 번개오색나비, 밤오색나비, 오색나비가 있는데 그중 오색나비는 왕오색나비나 황오색나비보다 개체수가 훨씬 적고 강원도에서도 국지적으로 서식하는 나름 보기 드문 나비입니다. 2019년 오색나비와 번개오색나비 2020년 오색나비 2021년 황오색나비 2021년 왕오색나비 2022년 밤오색나비 처음에는 곁을 주지 않다가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니 주변에서 맴돌며 바닥으로 내려앉고, 다시 시간이 지나니 함께 한 사람들의 손과 카메라에도 날아들었던 착하디 착했던 오색나비 ..
2022.07.01 -
오색나비 암컷
오색나비 Apatura ilia (Denis & Schiffermüller, 1775) 강원도 태백산맥에 국지적으로 분포하는 7~8월에 연 1회 발생하는 나비 수십 년 내공의 나비 사진가들이나 나비 애호가들이 필드에서 만나기가 별 다섯개만큼이나 어렵다는 그래서 한번 만나보기를 꿈꾸는 오색나비 암컷. 그 어려운 만남을 해냈습니다. 강원도 나비출사길. 나비를 보기 위해 잠시 멈춘 한적한 공터, 무심코 하늘을 나는 나비의 끝을 따라 정체를 확인해보고 그 나비가 내려앉는 곳을 따라 사진으로 담아보니 정말 귀하디 귀한 오색나비 암컷이었습니다. 불과 몇 시간 전에 착한 오색나비 수컷을 담으면서도 여러 사람이 함께 즐거웠는데... 얼마 후 도착한 분들이 이 나비의 정체를 확인하고는 화들짝 놀랍니다. 실제 오색나비 수..
2022.06.29 -
은판나비
네발나비과 네발나비아과 도서 지방을 제외한 전국 각지에 분포하며 6월 중순 ~ 8월 연 1회 발생하는 나비 사진을 클릭하면 나비가 커집니다. 은판나비를 만나던 날. 날이 흐리다 개이기를 반복하니 나비들의 소식이 감감하다. 하늘이 잠시 반짝 개이고 햇살이 비추자 여기저기서 은판나비들이 춤을 추듯 날아와 길위에 내려앉는다. 늘 그렇듯 나비시즌에 빼놓으면 어쩐지 서운한 은판나비. 올해도 이렇게 만나는 구나~! 이때만해도 발생초기라 비교적 깨끗한 상태였겠지만 10여일이 지난 지금은 아마도... 어쩌다보니 올해는 왕오색나비를 패스해야겠다. 갈때마다 사찰 입구와 법당 옆 댕댕이들에게 간식조공을 했는데 사놓은 간식은 어쩌나~ 개인적 선호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나비이기도 하니 댕댕이 간식주는걸 빼먹는 아쉬움은 있지만 뭐..
2022.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