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야..잘가......

2011. 11. 6. 18:02반려견 공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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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될때마다 앞도 보이지 않는 공주와 눈을 마주하고

얘기를 했습니다.

네가 먼 길 떠날때 혼자 떠나지 말라고..

힘들겠지만 내가 네 옆에 있을때 떠난다는 말하고 우리 헤어지자고..

그게 네게 바라는 젤 큰 소원이라고.......

 

 

 

 

 

울 공주..

 

 12시간여를 고통속에 힘들어하다가

오늘 오전 11시 40여분쯤 제 곁을 떠났습니다.

 

 

 

 

 

요즘들어 부쩍 사료도 먹지않고

밤에 잠도 잘 못자더니만

어제 밤 12시쯤 첫번째 발작 증세를 보여

밤새도록 곁을 지키다가 다시 아침에 또 다시 발작..

그 후로도 자꾸 간격이 짧아져갑니다.

이 눈물 많고 무서움 잘 타는 주인을 두고 공주가 먼길 떠날 준비를 하나봅니다.

자꾸 눈물만 나옵니다.

 

 

 

 

너무 힘들어하는 공주에게 울면서 말했습니다.

 

공주야...너도 많이 힘들지..

이제 편하게 가도 돼....

 

 

 

 

 

몇 번의 발작과 이유를 알 수없는 행동들.

 집 안 구석구석을 찾아 다니고

원을 그리 듯 뱅뱅도는 행동..

의사선생님 말씀이 뇌에 문제가 생긴거 같다 하십니다.

 

 

 

 

 

눈물과 통곡으로 공주를 보냈습니다.

저와 14년을 함께 했던 공주를....

 

 

11월에 태어나 11월에 무지개다리를 건넌 공주를

 

제가 자주 찾아갔던

 

맑은 공기와 딱따구리도 찾아온다는 경치좋고

 

가끔은 찾아가 볼 수 있는 곳에 울 공주를 보내고 왔습니다.

 

공주가 참 많이 좋아했던 소세지와

 

그 곳에서도 배고프지말라고 사료를 놓고

 

많이 미안했다고, 많이 사랑했다고 카드 한 장과 함께 ....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힘들게 떼 놓으려는 순간

우리 공주가 그렇게도 좋아했던 아저씨가

냉정하리만큼 평정심을 유지하더니

어깨를 크게 들썩이며

 

툭.................... 울음을 터뜨립니다.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듯 합니다.

걸음 걸음을 제대로 걸을수가 없습니다.

돌아오는 버스 안 에서도 지하철 안 에서도 눈물이 흐릅니다.

 

 

 

집에 와서 공주 물건을 정리하려다 보니

정작 공주물건이 얼마 되지않음이 더 서럽습니다.

공주가 덮고, 앉아있던 빨간 담요를 어서 버리라하지만

저는 아직 못버리겠습니다.

꼬리꼬리한 공주 냄새가 남아있어 아직은 너무 좋거든요...

 

얼마전 새로 뜯은 사료포대가 보입니다.

저거라도 다 먹고 떠나지........

 

이럴줄 알았더라면 이쁜 옷도 많이 사줄껄.. 장난감도 사줄껄...

참 못된 주인이었나봅니다.

 

 

 

 

그대신 울 공주는 끝까지 참 착한 아이였나봅니다.

평일에 먼 길 떠나면 이 겁많고 주변머리 없는 주인이 힘들어할까봐

주말을 택해서 무지개다리를 건너갔나봅니다.

 

 

 

정말 이대로 보내기 싫었지만

 

힘들지 않고 이제는 편안하게 아프지 않았으면 합니다.

 

무지개 다리 건너가 저와의 좋았던 기억만을 가지고

 

즐겁게 친구들과 뛰어놀았으면 좋겠습니다.

 

 

 

 

 

 

 

공주야.....

 

불쌍한 내 공주야....

 

벌써 보고싶은데 어떡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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