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 길냥이의 모정.....

2010. 7. 21. 08:30judy photo story/길 위의 생명 - life on the ro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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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에서의 첫날 밤..

저녁식사를 푸짐히 먹고 영화찍을때 비춰주는 조명등 아래서

도란 도란 얘기꽃을 피우는데..

시골이라서 그런지 길고양이들이 자주 왔다갑니다..

 

 

이 녀석도 늦은 밤 우리가 앉아있는 의자 뒤로

겁도 없이 냥냥~~하면서 다가옵니다..

보통 사람곁으로는 오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 녀석은 나비야~~하고 부르니

대답이라도 하듯이 냥냥~~하면서 곁으로 옵니다.. 배가 많이 고팠을까요? 

사실 배가 고프지 않으면 사람곁으로 올 이유가 없었겠죠..

저와 냥이를 점빵오빠가 찍어주셨네요..

밝은 곳에서 보니 털도 거칠고 수척한 모습이 안타까워 보입니다..

사람을 보고도 도망가지않고 계속 냥냥~~무어라 얘기를 하네요..

 

에고고..근데 저 귀신아니에요..머리를 감고 난 후라..

 

 

 

얼핏보니 너무도 작고 앙상히 말랐더군요..

그래서 태어난지 얼마 안되는 새끼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뭐 줄게 없나 싶어 주방으로 뛰어가니 없네요....ㅠㅠ

근데 덕자언니가 낼 아침 된장찌개 국물용으로 다시마와 멸치를 몇개 가져오셨네요..

정말 정말 죄송했지만 그 중 세마리를 들고 나왔습니다..

 

 야옹아~~~~부르니 제 곁으로 옵니다..

멸치를 주니 허겁지겁 먹네요..

가까이에서 보니 허리가 잘록 들어간게 비썩 말라서

불쌍했습니다.

먹으면서도 계속 냥냥~~

다 먹고도 계속 냥냥~~더 줘......배고파 냥냥~~

 

저비스가 상 위에 있던 고추장참치를 물에 씻어 밤톨만큼으로 만들어 줍니다..

그러면서 제게 뭐라 조용히 혼을 냅니다..ㅠㅠ

같이 있는 분들 신경쓰이게 왜 고양이한테 관심주느냐고,

다른 분들에게 민폐끼치는거 싫다고...그러지 말라합니다.

흑~~~~~~알았어.....

 

 

 

  

 

  자고 일어나니 아침 산책을 가자고 합니다..

쫄래 쫄래 마을길로 들어갔더니

허름한 비닐하우스 안에서 새끼 고양이가 보입니다..

자기야.... 저 녀석 어제밤 그 녀석인데?

새끼냥이처럼 몸이 작아 어린냥이인줄 알았더니

새끼를 두 마리나 키우고 있는 어미냥이였습니다..

그 갸녀린 몸으로 새끼들 젖을 먹이려니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사람들 곁으로 와서 먹을것을 구걸해야만 했나봅니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모정은 정말 강하네요...

살짝 눈물이 나려 했습니다..

 

 

 

산책길 아무것도 없이 갔기에 다시 돌아와

아침식사로 준비된 된장찌개를 보니 멸치가 안보이길래 덕자언니한테 물어봤죠..

저기...언니 멸치는요?

아.......국물내고 저기 봉지에.....

오예~~~~뒤적뒤적해서 멸치를 골라내고...

저비스도 맘에 걸렸는지 고양이 먹을거 주러 안갈꺼냐고 살짝 말합니다..

 

식사 마친 후 설겆이도 끝내고 혼자서 다시 비닐하우스로 갔는데..

없네요....새끼들을 데리고 다른곳으로 갔나봐요..

좀 기다려주지.........멸치 주려고 왔는데..어디갔니..

 

 

 

대신 저 멀리 삼색고양이가 날 빤히 쳐다보고 앉아있었어요.

삼색이의 90%가 암컷이라고 합니다..

가져다 먹을수 있게 고양이 가까운 곳으로 멸치를 던져줬습니다.

너도 많이 먹어...어딘가에 새끼도 있을지 모르고

혹여 네 뱃속에 생명을 품고 있을지도 모르니말야..

 

 

 

녀석,,,첨엔 경계하면서 오더니 멸치냄새가 나는지

슬금슬금 앞으로 오네요..

 

 

 

그래...너도 이 세상 그저 건강하게

험한 꼴 당하지 말고 잘 지내렴..

뭘 훔치지도 않아도 넌 이미 이름이 도둑고양이로

불리울 수도 있다는것을 잘 알고 그저 잘 지내길 바랄께..

 

남은 멸치 몇 마리를 어제밤 그 어미냥이가 있던 자리에

  놓아주고 뒤돌아 오는 길..

또 다른 냥이가 눈에 들어옵니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힘든 삶...

너도 잘 버티렴...

디..

꼭 그래야 한다...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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