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1. 16. 09:14ㆍjudy photo story/길 위의 생명 - life on the road
일요일 느즈막히
운길산 수종사행..
올들어 기온이 가장 낮은 날이라고 했지만
휴일을 방콕만 하기엔 너무 의미없어
내가 좋아하는 삼정헌 차마시러 고고싱^^
운길산 역에서 수종사로 가는길..
2차선 도로를 따라 사부작 사부작 걸어가다가 보니
오는 차들이 모양이 이상하다..
왜 곡예주행을 하지? 참.......
점점 가까이 가 보니 중앙선 가까운 곳에
노란 길냥이가 누워 있었다..
핏자국도 없었고 막 사고를 당한 듯한..
언뜻 봐도 작디 작은..아마 이제 막
어른 냥이가 되어가던 아이같다..
차마 찍을 수는 없었다..
어떡해...하며 걸어가다
내가 냥이를 볼 수 없게 길 안내를 하던 그에게
저기......저 고양이 좀 치워주고 가면
안될까? 너무 불쌍해...
그래..알았어..
길 옆 나무 밑 풀섶에 조금은 우거진 진 곳에 놓고 산으로 향했다..
사고를 당한지 얼마 안된 듯..
엉덩이에 조그맣게 핏자국..
시간이 지나면 아마도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듯했다..
고마워...정말..
산행을 마치고 다시 운길산 역으로 가는 길..
네잎 클로버도 찾고 장어 먹으러 갈 마음에
찬바람을 맞으며 가다가
문득 생각났다..
-저기...어디지? 아까 이 부근이었지?...
-응..그 고양이 묻어줄까?
-응..정말?
-그러자.....그냥 가면 자기가 맘 아파 할거 같아...
-정말 고마워..
주변에 흙이 없어서 일단 낙엽으로 덮어주고
흙덩이를 발로 깨서 조심스레 덮어
다른 동물이 이 가엾은 아이 해꼬지 하지 않게...
.....야옹아..다음엔 좋은 곳에서 태어나렴..
좋은 곳에서 이쁘게.....눈물 찔끔..
잘 가.........미안해....이렇게 보내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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