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7. 14. 06:00ㆍ나비 이야기 - Butterfly
딱히 갈곳을 정해놓지 않았던 어느 토요일.
가볍게 등산화 신고 또다시 천마산으로 향합니다.
올해들어....몇번째이던가 5번까지 세어보다가 잊었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간 날은 찍은 사진을 외장하드에 저장해놓으니 알 수 있는데
카메라 없이 쫄래쫄래 따라간적도 있으니
아마도 10번까지는 안되겠지만 그 안쪽 숫자만큼은 갔던것 같네요.
천천히 임도를 걷다가 저 멀리서 청솔모가 바닥에 떨어진 그 무엇엔가 꽂혀서
사람들이 가까이 가도 달아나지도 않고 있네요.
누구냐 넌~~
이곳 천마산은 다른 산보다 바위가 많은 지역이라 그런지
다람쥐나 청솔모가 꽤 많이 보입니다.
얼마전 서울 올림픽 공원에서 일부러 방생해놓은 다람쥐들이 많이 사라졌다고 하면서
그 이유가 길고양이나 먹이 부족, 그리고 단단한 토양이라는 이유를 들더군요.
어느정도 납득은 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사람들이 아닐까 싶네요.
일단 먹이가 풍부하다면 어느 개체든 종족을 번식시키는데 유리할텐데
가을이면 다람쥐의 먹이가 되는 도토리를 모두 주어가는게 사람이라고 하네요.
공원에서 단속하기에도 어려움이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는데,
그렇게 주어간 도토리로 큰 돈을 벌 목적이 아니라면
설령 돈벌이라고 해도 적법한 장소에서 주어가고, 그저 재미삼아 주어가는거라면
도토리는 다람쥐에게 양보하는게 어떨지....
사실 생각해보면 이곳 천마산은 바위가 많아 그 골짜기 틈새 구석구석에
다람쥐가 살만한 공간이 충분히 있고 먹이 또한 풍부하니
아마도 이곳이 다람쥐가 살기 적당한 곳이 아니었나 싶더군요.
오늘 천마산에 온 목적은 대왕나비를 보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날 키다리아저씨가 지인을 만나 앞서 걷고,
저는 잠시 뒤에서 걷다가 나비를 발견한 키다리아저씨의 부름에
조심조심 나비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찍혔네요.ㅎㅎ
저 엉거주춤한 자세는 뭐래요..ㅎㅎ
하지만 나비를 찍기위해서는 그깟 폼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나비가 날아가지 않게 살금살금 천천히 다가가는게 우선이겠지요.
눈은 나비에 두고 몸과 다리가 빨리 따라와야하는데
가끔 다리가 늦게 따라와서 문제가 되요 ㅎㅎ
대왕나비가 임도 가운데 앉아 뭔가를 섭취하는듯 날아가지 않고
가만히 있어주니 제가 사진찍기에 신이 납니다.
먼저 나비 윗면을 찍어보니 조금은 낡은 모습이긴 하지만
이정도면 양호한 편입니다.
대왕나비는 네발나비과에 속하는 나비로 수컷과 암컷의 색깔이 매우 다르며
암컷은 희귀하여 수컷보다 찾기 어렵다고 합니다.
이 날 제가 본 나비는 수컷대왕나비로 그 모습이 무척이나 화려하더군요.
다 자란 나비는 여름에 나타나 산길 및 공터에서 점유행동을 보이고
사람의 손이나 피부에 앉아 땀의 염분을 섭취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 이름은 "대왕(Princeps)나비"지만,
왕나비보다 작으며 왕나비과에 속하지 않는 나비입니다.
이리저리 자세를 바꾸어 대왕나비의 옆면도 담아봅니다.
요즘 산에 가시게 되면 아마도 임도나 사방이 틔인 곳에서 이 녀석을 보실 수도 있을겁니다.
잠시 앉아서 무언가에 정신이 팔려있을때 한번 휴대폰으로 담아보세요.
그 아름다운 모습에 놀라실지도 몰라요 ㅎㅎ
대왕나비를 만나고 난후 산책하듯 산길을 천천히 걷다보니
포도송이처럼 생겼는데 아마도 야생포도나무가 이곳에 있나봅니다.
처음 만나보는 꽃인데 닭의 장풀이라는 이름의 꽃이더군요.
산과 들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꽃이라는데 전 왜 이제서야 본것일까요 ㅎㅎ
꽃잎이 조금 상한 모습이네요.
달개비, 닭개비 또는 닭의밑씻개 라는 다른 이름도 가지고 있더라구요.
꽃잎의 수술이 나비의 더듬이와 비슷하게 생기고,
식물 전체를 나물로 먹기도 하며
푸른 꽃잎에서 염료를 추출해 염색을 하기도 한다네요.
한방에서는 해열·해독·이뇨·당뇨병 치료에 쓰는 이로운 풀이었네요.
다시 길을 걷다 약수터 부근 길 가운데에서 다시 대왕나비를 만났습니다.
역시 이녀석도 길에서 뭔가 맛있는것에 정신이 팔렸는지
아니면 사진을 찍고 있는것을 즐기는지 착하게 모델이 되어주고 있었습니다.
사실 대왕나비의 암컷은 수컷에 비해 그 개체를 보기가 쉽지않다고 합니다.
이날도 혹시라도 암컷을 볼 수있을까 했지만 결국 볼 수가 없었습니다.
암컷은 다른 곤충이 말아놓은 잎 안에 알을 낳는다고하는데
부화한 애벌레는 잎 안에서 애벌레 상태로 겨울을 난다고 합니다.
나비에게 시선이 고정된 상태에서 움직이다보니
저도 모르게 쩍벌자세로 사진을 찍고 있더라구요.
좀더 심한 자세가 있지만 자체심의에 걸려 빼버리고
그나마 나은사진으로 올려봅니다 ㅎㅎ
대왕나비와 함께 한켠에 있던 넓은띠녹색부전나비입니다.
임도에 주저앉아 사진을 찍고 있으니 지나가는 등산객이 주춤 기다려주네요.
지나가셔도 된다며 잠시 뒤로 물러서있는데
사람이 지나가도 이 녀석은 꿈쩍을 하지 않네요.
아마도 더운 날씨에 길에 있는 수분을 섭취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한켠에는 다시 대왕나비가 내려와 뭔가를 섭취하고 있더군요.
나뭇잎에 앉아있는 모습을 찍으려다 실패하고
결국 이녀석을 마지막으로 천천히 산을 내려가기로 합니다.
산을 내려오면서 발견한 하늘소.
더듬이의 길이에 놀라고 그 크기에 놀라 앞서가는 분들에게 알려드렸더니
그 분 또한 렌즈를 바꿔가며 사진찍기에 열중하십니다.
산에서 만난 키다리 아저씨의 지인과는 헤어지고 하산길.
더운날씨탓에 천천히 주변을 살펴보며 내려오다 발견한 은날개녹색부전나비.
워낙 작은 크기인 엄지손톱만한 크기의 나비라 찍기가 대략 난감하더군요.
더듬이 끝에 오렌지빛이 아주 귀엽게 생겼지요?
아직까지는 나비가 귀엽게 보이네요. ㅎㅎ
키다리아저씨 지인분 말씀으로는 저도 나비찍고 하면서 시간이 지나면
애벌레도 이뻐할거라 하지만
naver.........그건 절대 아닐듯해요.
그냥 지금의 이상태가 제겐 제일 좋네요.
천마산에서 자주 만나는 람쥐~
저는 세글자인 다람쥐도 줄여서 람쥐, 람쥐야..라고 부르게 되는데
나무그늘에서 뭔가를 맛있게 먹고 있는것을 발견..
천천히 다가가 빠르게 한장 찍었는데 눈치채고 숨어버리더군요.
천마산 입구로 가는 길.
얼마전 내린 비로 수량이 풍부해진 탓인지
주말을 맞아 가족단위로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는분들이 많이 계시더군요.
발이라도 담그고 싶었는데 다음번에는 계곡에서 잠시 쉬다올까봐요.
산에서 내려와 잠시 화장실에 들렀다 나오는데 어디선가 복분자를 따서 가져다 줍니다.
예전에는 산에서 열매나 나물? 그런것을 따면 뭐라 하던 사람이었는데
산딸기나 복분자가 몸에 좋은거라고 하도 주입식 교육을 해서인지
이제 말하지 않아도 먼저 따서 상납을 해줍니다 ㅎㅎ
많은 양은 아니었지만 한 20여개나 되었을까요..
달콤하고 맛이 정말 좋더군요.
누군가를 위해 한 작은 행동이
받는 사람에게는 커다란 기쁨이 되는 순간이었죠.
앞으로도 종종 부탁드려요~~
자주 찾아가는 천마산,
다음번에는 계곡으로 물놀이 삼아 가는걸 생각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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