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나비와 산딸기

2016. 6. 24. 14:04나비 이야기 - Butter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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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늘 듣는 얘기로 몸에 좋은 것은 기회가 될때마다

먹어줘야 더 늙어서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잘 살수 있다며

여자들에게 좋은 석류즙이나 홍삼을 먹기를 권했답니다.

성격상 매일 챙겨먹는 약....그런거 못한다고 10년이 넘게 싸우고 있네요 ㅎㅎ

 

선물받은 홍삼환을 제게 꼬박꼬박 가져다주길래

신통하게도 잘 챙겨먹고있다가

얼마전부터 자주 다니던 산자락에

딸기꽃이 흰눈이 내린듯 피어있는 것을 보고 온것이 생각이 나서

나이 들은 여자에게 여성 호르몬이 풍부한 산딸기가 엄청 좋은거래...했더니

 

 전날 지방일정으로 피곤할텐데도 산딸기 따러 가자고 툭 던져봤는데

고맙게도 두말없이 응해주니 저도 배낭메고 출발해봅니다.

 

 

 

Episode 1.

 

산딸기를 따러 가는 날.  용산역에서 전철을 기다리는데...

열차 들어올 시간이 10여분 남아있어서

커피라도 마실까 싶어 자판기쪽으로 걸어가보니

할머니 세 분과 할아버지 한 분이 커피를 뽑고 계셨습니다.

순서를 기다려 할머니 세분이 커피를 들고 가시고

바로 할아버지가 커피를 뽑으실거 같아서 손짓으로 먼저 하시라했더니

됐다는 눈빛을 보내주십니다.

 

일행이 아니었던가 의아했지만 세상사 모든 일에 궁금하신 분이던가

아니면 달리 시선을 둘곳이 없으셔서 그런가보다 하면서

동전을 넣고 300원짜리와 400원짜리중

좀 더 비싼(?) 커피를 뽑기 시작했네요.

그런데 이분 자꾸 자판기를 쳐다보시고 말고 하시네요.

 

뽑은 커피를 들고 가려고 한걸음 옮기다가 혹시나 하면서

 할아버지께 커피를 권해드렸습니다.

됐다며 반걸음 뒤로 물러나시며 빙긋 웃으시지만

전 알것 같았습니다.

어른들의 거절은 그냥 인사로 하는 경우가 많다는것을요...

다시 한번 권했습니다.

한번의 사양 후 다시 권하니 웃으시며 받아주시네요.

고맙다는 인사를 곁들여서요.

커피를 드리고 다시 제것도 뽑아서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 서서 전철을 기다리며

할아버지를 다시 보게 되었는데 참 맛있게 커피를 드시네요.

별일 아니지만 그냥 제 기분이 좋더군요.

괜한 오지랍퍼는 아니었기를....ㅎㅎ

 

 

 

 

 

 

 

Episode 2.

 

산딸기를 따서 내려오는 길.

재공사를 한지 얼마 안되는 깨끗한 아스팔트길이 지열로 후끈 뜨거운 열기를 내뿜고 있네요.

그늘을 찾아서 걷던 중 차량 통행도 거의 없는 길 한가운데

나비가 앉아있는것이 보입니다.

 

사람도 그렇지만 나비들도 무언가에 꽂히면 누가 다가가도 모를정도로

둔해지더군요.

줄나비라는 이름의 나비인데요

이 나비도 자세히 보니 동물의 사체인지 새똥인지

그것에 정신이 팔려 가까이 다가가도 날아가지 않더라구요.

 

그래도 나비가 날아갈까 살금살금 다가가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은 후 많이 걸어 피곤한 다리도 잠시 쉬기도 할겸

한적한 시골 도로 한가운데 아스팔트 바닥에 저리 털썩 앉아서

나비를 찍고 있는 사람을 쳐다보고 있다가

사진 찍어달라고 부탁하니 이렇게 찍어주네요 ㅎㅎ

 

 

 

 

 

줄나비

 

 

제가 원하는건 뭐든 잘해주고 챙겨주고 하지만

그런데도 가끔은 참 서운할때도 있더라구요.

산에 올라갈때 제 팔뚝에 커다란 나방이 붙어있는걸 보고는

화들짝 놀래서 소리를 내니 제 소리에 놀랐는지 왜 그렇게 그런거에 자꾸 놀라냐며

뱀 만난줄 알고 그랬다며 뭐라 그러는데 전 또 그 소리에 놀라서 눈물 찔끔.

근데 저 큰소리나 저와 상관없는 다른 사람 싸우는 소리에도 엄청 무서워해요.

오죽하면 운전하면서 행여 남자분들 큰소리로 뭐라 할까

미리 겁먹고 운전대도 못잡을까요 ㅎㅎ

 갱년기가 오나봐요. 

가뜩이나 울보인데 요즘 조금만 뭐라해도 눈물이 나요.  엉엉~

다행인건 선글라스를 써서 눈물흘리는거 몰랐을꺼에요.

흥칫뿡입니다. ㅎㅎ

 

 

 

 

 

 

 

아무튼 제가 먹을거라고 저보다 열심히 딸기를 따다가

온 팔이 딸기덩쿨 가시에 이리 긁히고 저리 긁혀서 양팔이 볼썽사납게 되었다네요.

그 정성을 봐서라도 열심히 먹고 건강해져야겠죠.

지난번 줄딸기보다 이번에 따온 산딸기가 훨씬 새콤달콤 맛이 좋아요.

 

힘들게 따준 딸기

열심히 먹고 건강유지하면서 즐겁게 지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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