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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이야기 - Butterfly

내가 아무리 보고싶어했다고 그렇게 막 오면 당황스럽잖아~ 유리창나비






봄이 되면 야생화가 피고 새 생명들이 태어나고

 그 중 추운 겨울에는 볼 수 없었던  나비들이 활동을 하게 된다.


그 나비중에도 그리 흔하지 않은 나비, 유리창나비가 있는데

나비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봄이 되면 꼭 보고 싶어하는 나비라고 한다.


전에는 나비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다가

몇해전부터 나비사랑이 극진한 사람과 함께 다니다보니

어렴풋하게나마 나비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고

함께 사진도 찍게 되버렸다.


올해만도 몇번을 갔는지...아마도 한 손을 다 펴야할만큼의 횟수가 될 듯...

뭔가  만족할 만한 성과가 없으면

될때까지 도전하는 끈기의 어느 남자 덕분에 오늘도 새벽부터 그곳으로 향한다.



하늘은 화사하게 푸르고 신록도 푸르다.

지난번 부지런히 이끼를 물어 둥지를 마련하던 곤줄박이가

보이지 않는걸 보면 아마도 알을 품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틈틈히 배가 고플때 나와 먹이활동을 하겠지..




조금 이른 시간에 도착해 준비해온 샌드위치로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잠시 앉아 쉬고 있으니

노란빛깔의 나비가 전투기처럼 낮게 날아 눈앞에 앉아준다.

살금살금 낮은 걸음으로 일단 충분히 당겨서 한 장 찍고,

날아가지 않는것을 확인 후 다시 한걸음....


어린 아이 둘과 산행을 하던 가족들이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을 보고 신기해한다.

하긴....나도 예전에 이런 사람을 봤더라면 신기해했을거다.

대부분 알록달록하면 호랑나비로 알고 있기도 해서

유리창나비라고 알려주며 찍은 사진을 보여주기도했다.





바닥에 있는 물에 잠시 앉아있더니 훌쩍 날아 절 마당 한켠의

신발 벗어 놓은 곳에서 오랜시간을 머물러주니 나로서는 땡큐~





나비 뒷편  스님의 겨울 털신이 가지런하다.





햇살 반, 그늘 반.


너도 반반을 좋아하니?




큰걸음으로 두어발 앞까지 가도 뭔가에 꽂힌건지 움직이지않고

열심히 바닥의 뭔가를 긴 빨대를 이용해 섭취하고 있었다.

사실 나비들이 꽃에서 흡밀도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아름다운 모습만 보여주는건 아닌듯하다.


예전 개의 배설물 무더기에 앉아 있는 나비도 보고, 사람들의 분비물에 콕 박혀

자리를 뜨지 못하는 나비들이 있는걸보면

꼭 나비는 꿀만 먹고 사는건 아니어서 그 환상이 살짝 깨지기도 한다.





그러다 어디론가 훌쩍 날아가 보이지 않더니 다시금 넓은 마당으로 날아와

날개 윗면을 활짝 편 모습을 보여준다.

이녀석은 유리창나비 숫컷으로 오전중에는 열심히 날아다니며 먹이활동을 하다가

오후가 되면  암컷을 찾거나 자기만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높은 곳에서 점유행동을 한다고 한다.





거기다 유리창나비의 암컷은 당췌 보기가 힘이 들어

몇번의 걸음끝에도 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한 상황이라

오늘도 수컷보다는 암컷을 보기위해 온 것이니까...





한참을 바닥을 기어다니다가 우연히 내 앞에 앉았던 유리창나비.

뽈뽈 움직이다가 설마설마하며 움직이지도 못하고 서있는

내 등산화에 훌쩍 올라와버렸다.





와우~~

그런데 윗모습은 별게 없어서 나비의  옆모습을 찍고 싶어도 작은 움직임에도

나비가 날아갈까 어찌하지 못하고 결국 산아래쪽으로 나비를 찾아 간

그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그곳에서 나비와 놀고 있다는 소리.






이럴때 몸이 좀 유연했으면..

발등을 들어 사진을 찍을 수도(?) 있었을까....싶지만

행여 작은 움직임에 날아갈까 마음만 노심초사다.


결국 몸을 숙여 휴대폰으로 화면을 확인도 못한채 사진을 두어장 찍어보기로 한다.

다행히도 촛점이 완전 나간것은 아닌듯 하다.





계속 땅바닥에 강력접착제를 붙여놓은듯 작은 나비로 인해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었는데.....

다행이었다. 이렇게라도 사진을 남겨놓을 수 있어서.


때마침 산아래에서 올라온 그가 이렇게 반가웠던 적이 있었을까? ㅎㅎ

얼마의 시간이 흘러도 내 등산화에서 내려갈 줄 몰랐던 유리창나비를

겨우 한 컷이나마 옆모습으로 찍어줬으니 말이다.









다시 한동안 몇장의 사진을 찍게 해주고는

이 사진을 끝으로 다시 날아가버린 유리창나비.





유리창나비와 시간을 보낸 후 암컷이 나타날 확률이 높은 곳으로 이동하기로 한다.

이동 하던 중 커다란 검은 물체가 하늘 하늘 날아와 임도 주변 나무에 앉는다.

이날 만난 나비카페 매니져분에게 물어보니 제비나비 라고 한다.

갓 우화한 상태로 움직임이 둔해 쉽게 날아가지 못하는 상태였던것 같다.

















햇살 좋은곳에서 날개를 말리고 있다가

어느새 훌훌 날아간다.














오늘의 목표였던 유리창나비 암컷이다.

사실 이 사진은 그가 찍은 것으로 미리 이 나비를 본 그가 찍고 후발대로 달려가 찍느라

나중에 보니 촛점이 나가버려 안타까워하니 블로그에 올리라며

이날 찍은 사진 중 3장을 내게 주었다 ㅎㅎ


이름처럼 날개 양쪽 끝의 작은 창이

햇살에 비춰 동그란 유리창처럼 투명하게 비추고 있었다.












산행을 하게 되면 자주 보이는 작은 꽃들.

참꽃마리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꽃이다.

 휴대전화로 찍다보니 이런...하필이면 꽃잎이 상한것을 찍었을까....








이날 보았던 유리창나비를 동영상으로 담아보았다.

배경음악을 넣어 편집할까 하다가 자연스럽게 주변의 소리와 함께 편집한 동영상이다.

영상 중간에 나비 날개짓을 잠시 느리게 편집해 보니

나비 몸통에 잔털들이 무성하다.

사진으로는 알수 없었던 나비의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보고싶었던 유리창나비 암컷을 보고 온 날.

많은 사진으로 남겨놓지 못한것이 못내 아쉬웠지만

언제나 아쉬움은 남는것이라며 애써 위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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