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먹부전나비의 사랑(부록: 쇠박새육추)

2022. 5. 7. 00:08나비 이야기 - Butter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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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암먹부전나비

3월 하순~10월 연 3~4회 발생하는 나비로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에서 볼 수 있다.

 

 

우리나라 나비박사 석주명 선생이 나비 이름에 대해 저술한 책,
"조선 나비 이름의 유래기"에 따르면

 

암먹부전나비- 자묵(雌墨) 의 뜻으로 자웅 2형을 충분히 표현한 이름이다.

조선에서는 부전나비 중에서 가장 흔한 종류이다.

학명도 좋지 않고 영명이나 일본명도 부적당하다.

수컷의 표면까지 흑색의 e.fischeri는 먹부전나비란 이름으로 하였다.

 

라고 쓰여있다.

 

 

 

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몇 년 전

지방에서 활동하는 지역가수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기 위해

촬영 스텝으로 찾아간 농원.

그곳에서 보이는 암먹부전나비를 신기해하니

농원 사장님은 전혀 반가운 존재가 아니라며

손사래를 친다.

누군가에게는 귀여운 대상이겠지만

어느 누군가에게는 해충이 되는 나비.

 

때와 장소를 가려

애정표현도 해야 함을 느꼈던 날 ㅎㅎ

 

 

 

 

 

 

 

 

 

 

 

 

 

 

 

바로 눈앞에서 커플 성사가 된 암먹부전나비.

조금 낡은 개체로 보였지만

뜨거운 사랑 중~

 

 

 

 

 

 

 

 

 

몇 주 전 아파트 뒤편 산자락을 오르다

쇠박새가 나무 틈새로 들락거리는 것을 바라보자니

필히 이곳에서 육추를 하겠다 싶었다.

 

 

5월 어느 휴일 오후,

50%의 확률을 가지고 느지막이 장비 챙겨

산책길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쇠박새가 들락거리고

아가들의 응가도 물고 나오는 것이 육추에 열심이다.

 

 

 

 

 

 

하지만 문득 생각해보니

작은새의 육추 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신기하고

둥지와의 거리도 10미터도 채 되지 않았지만

이곳은 사람들이 빈번하게 지나는 산책로이기도 하고

커다란 카메라를 세워놓고 있는 것이

오히려 사람들의 관심을 유발할 수 있고,

내 행동을 궁금해하는 이들에게

어쩔 수 없이 설명해야 하는 것이 새들에게는

안 좋은 상황이 되겠다 싶었다.

거기다가 나뭇잎이 우거져 숲이 어둑하니

셔터스피드도 나오질 않는 열악한 환경이다.

 

얼마 전 서울의 어느 공원 오목눈이의 육추 현장도

이런저런 소리들이 들리는 안좋은 상황이었으니

사람들의 욕심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싶다.

 

결국 몇 번의 드나듦을 보고는 장비를 챙겨 집으로 돌아오다.

부디 꼬물이들을 건강하게 키워

안전하게 이소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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