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붉은점모시나비

2019. 5. 24. 05:00나비 이야기 - Butter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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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5월이면 하얀 쉬폰드레스가 연상되는

아름다운 나비를 보기 위해 먼길을 마다하지않고 찾아가게 됩니다.

처음 이 나비를 본 그때는 동공이 순간 확장되고

이제껏 봐왔던 나비와는 차원이 다르게 생각이 들더군요.

생김새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고귀한 아름다움이란 단어가 떠오르는,

그래서 만나러 가는 길이 작은 설레임으로 가득해

더욱 더 보고 싶은 붉은점모시나비를 만나고 왔습니다.




이 아름다운 붉은점 모시나비는

환경부가 2012년부터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

2018년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변경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으며,

기후변화에 민감한 한지성 곤충으로 세계적인 멸종위기 곤충이라고 합니다.

이 나비를 채집하거나 훼손시킬 경우 3년이하의 징역이나 최대 2천만원의 벌금을 내야만 한다니

그저 눈으로만 보고 또 봐야할 나비인셈입니다.






나비를 보기위해 찾아간 곳에서 나비를 찾아 두리번 거리던 중

하얀 리본처럼 훨훨날던 나비가 어느 곳에 살짝 앉더니 뭔가를 터치하며 다시 날아갑니다.

그 앉았던 자리를 살펴보니 이런 ~ 처음 보는 유리창나비의 신생아, 즉 갓 우화해서

날개를 채 펴지도 못하고 날개를 말리기 위해 이곳 저곳을 다니는

붉은점모시나비의 꼬맹이를 발견했습니다.






아마 다른 벌레였다면 손사레를 치고 소리를 지르며 저만큼 달아나기 바쁘지않았을까....

하지만 나름 나비 중에서 제일 애정하는 붉은점모시나비의 꼬맹이이니

그저 신기하게 바라보게됩니다.

바위로 이뤄진 곳에서 이곳 저곳을 기어다니며 이제 갓 세상에 나와 날개를 말리려는지

우당탕 굴러떨어지고 기어다니기 바쁜 모습입니다.

행여 작은 몸에 충격으로 내상을 입지않을까 걱정까지 됩니다.






아직 암수구별은 하지 못하겠더군요.

다만 수컷들이 살짝 터치를 하고 날아가기만 하는걸 보면

아마도 수컷인지도....



나비들은 인간의 기준으로 보면 참 나빠요.

번데기에서 암컷이 태어나기를 기다리고있다가

태어나는 순간 수컷이 바로 짝짓기를 시도하거나 짝짓기를 한다더군요.

그래서 보통의 나비들은 수컷이 먼저 발생을 하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난 후 암컷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나비들은 부모와 함께 살아갈 수 없는

즉, 엄마 아빠가 같이 공존할 수 없는 개체로

태어나면서부터 할 일이라곤 끊임없이 짝을 찾아 다니며

개체를 번식하는 일이 살아가는 목적이며 그 본분인셈입니다.



이른 아침 출근을 안해도 되고,

좋은 학교, 좋은 직장에 가기 위해 열공할 필요도 없고 ㅎㅎ

좋겠다~~ 너희들은..






이 나비도 이제 막 발생이 되어

아직 접혀있는 날개를 이른 아침 햇살에 말리고 있는 중이었는데

노란 빛깔의 날개와 붉은 점의 조화가 어찌나 예쁘던지

얌전하게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어서 한동안 우리에게 모델이 되어주었습니다.






다시 주변을 살피다 운좋게 붉은점모시나비의 짝짓기를 보게 되었습니다.

몇해를 지속적으로 붉은점모시나비를 보기 위해 찾았지만

애매하게 늘 짝짓기를 보지 못하고 돌아가게 되어 아쉬웠었는데

올해는 나비를 보기 위해 이른 아침 도착하고 얼마 되지않아

나비들의 짝짓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인터넷 검색을 해봤더니만

어느 생태사진가가 붉은점모시나비짝짓기 사진을 최초로 촬영했다며

기사가 엄청 떠있었습니다.

그 글을 쓴 기자들은 다른 글들은 검색도 하지 않고

주는대로 무작정 글을 쓰나봅니다.

나름 알만한 나비카페에서는 그저 일상다반사인 것을 두고

예전 바둑돌부전나비가 서울의 공원에도 있는것을

창원 어느 지역에서 처음 발견한것처럼 호들갑스러운 기사를 쓴것을 보면 말입니다.


하긴, 생각해보니 그 생태사진가에게는 적어도 최초촬영이 맞는 말이긴 합니다.

이날 나도 붉은점모시나비의 짝짓기사진을 최초로 찍었으니까요.


























얼마의 시간을 보내고 산을 내려와 만난 왕자팔랑나비.

씀바귀 꽃에 앉아 잠시 쉬고 있나봅니다.

오늘 일정은 이렇게 마치고 다시 내일아침을 기약해봅니다.






다음날 아침 좀더 서둘러 그곳으로 다시 가봅니다.

이른 아침, 나뭇잎 위에 하얀 종이처럼 매달려있는 순한 나비를 발견합니다.

나비들의 붉은점은 각각의 개체마다 다른 모양으로 그려져있었고,

그 붉은점이 어떤 녀석은 크고, 또 어떤 녀석은 아예 없거나 아주 작아서

대체로 붉은 점이 큰 나비가 눈에 확 띄이는 아름다운 모습이더군요.






이른 아침 찾아간 곳에서 하얀 종이처럼 보이는 붉은점모시나비가

나뭇잎 위나 가지에 앉아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 중에서 운이 좋게도 아직 잠에서 덜 깬,

그래서 움직임이 덜한 나비를 만나게 됩니다.






한창 송화가루가 뽀얗게 날리는 시기인지라

어느결엔가 카메라에 노랗게 송화가루가 묻어있습니다.

카메라에는 치명적일텐데...하면서도 눈앞에서 펄펄 날아다니는

나비의 모습에서 눈이 떼어지지않습니다.






어제보다는 조금 이른 시간이어서인지

나비들의 움직임이 조금은 둔해보입니다.

밤새 젖은 날개를 말리기엔 아직 시간이 좀 더 필요한가봅니다.






아직 기력이 덜한건지 조금 날다가 바닥에 내려앉아 있기가 일쑤입니다.














이리저리 나비들의 끝을 찾아 두리번 거리다 찾은 나비입니다.

작은 싸리나무 틈새에 앉아 날개를 말리며 시간이 흐르길 기다리고 있었나봅니다.

유난히 붉은점이 고운 나비여서 한동안 이 녀석에게서 눈을 떼기가 어렵더군요.














한동안 날개를 말리며 모델이 되어주더니

다 말린듯 가지 끝으로 올라가더니 폴폴 날아갑니다.










다른 한켠에서도 고운 노란빛의 나비 한마리가

바닥에 있는 마른 풀 끝에 매달려있는 모습을 발견합니다.



















이 나비를 찍기위해 바닥에 눕는것은 다반사입니다.

물가가 아닌것이 다행이라 여겨야겠지요.

그저 나비들이 앉아주는 곳이 배경이 되니 원하는 곳에 앉아만 준다면야

더할 나위 없겠지만 말이 통하지 않는 나비이다보니

그저 답답할 노릇입니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사진을 허락해주는 나비가 고마울따름입니다.

이런 내 모습을 신기하듯 담아주기도 합니다.

다시 만난 붉은점모시나비.

멸종위기종으로 관리받는 귀한 나비이니

내년에도 많은 개체의 나비를 볼 수 있기를 바랄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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