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굴뚝나비 짝짓기

2023. 7. 28. 00:13나비 이야기 - Butter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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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한라산을 오를 때

산굴뚝나비를 비롯해 이곳에서 볼 수 있는

몇 종류의 나비를 꼭 만나게 해달라고

세상 내가 아는 모든 신들에게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랬답니다. ㅎㅎ

 

쥐어짜듯 만들어낸 시간과

날씨를 비롯해 온갖 정보들을 취합해

나름의 날을 선택해 바다 건너 섬으로 날아왔는데

마냥 빈손으로 돌아갈 수는 없었으니까요...

 

다행히 그다지 어렵지 않게 원하는 대상들을 만날 수 있었고

산굴뚝나비 짝짓기도 4쌍이나 보게 된 날.

처음 만난 두 쌍은 보자마자 후다닥 날아가며

상황이 종료되었고

세 번째 만난 커플이 비교적 얌전하게 모델이 되어주었습니다.

원하는 돌 위에도 알아서 척척 날아가 앉아주고

윗날개도 쭉쭉 펴 뱀눈무늬가 훤히 보이는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답니다.

마지막 커플은 멀리 날아갔지만

비가 그친 후 마음이 급해진 나비들이

서둘러 짝짓기를 하려는 것으로 보이더군요.

 

 

그 덕에 4쌍의 짝짓기 커플을 포함해

약 십수마리의 나비들을 만나는 행운도 따라준 날.

간절함이 통했던건지

이후 한라산에서 볼 수 있는 여러 나비들을 보게 되니

힘들게 올라온 보람이 한껏 느껴진 날이어서

하산길이 싱글벙글이었답니다. ㅎㅎ

 

 

 

 

 

 

 

 

 

 

 

 

 

 

 

 

 

 

 

 

 

 

 

 

산굴뚝나비 짝짓기를 봤다는 소문이 어느 결에 퍼져

젊은 나비애호가 청년이 서둘러 제주도로 향했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인천의 어느 섬에서 나비를 찍고 있던 중이었더랬지요.

비가 내려 아쉽게 첫날을 마무리하고

다음날 일정을 잡았다는 소리에

어린아이처럼 조심 또 조심하라며

아재 잔소리를 하는 소리를 옆에서 듣게 됩니다. ㅎ

 

젊은 혈기에 목표종 볼 생각에 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하산할 때까지의 체력을 아껴야 한다며

애정 어린 소리도 해주더군요.

 

그 소리를 듣고 있자니

며칠 전 실시간 현재 날씨상황을 체크하듯

저도 제주도 날씨를 살피게 됩니다.

누구보다도 열정이 넘치는 친구란 걸 알기에

부디 꼭 원하는 결과를 얻길 바라는 마음이 컸답니다.

 

하지만 다음날 오후

아쉽게도 원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는 연락을 했다네요. ㅠ

그 친구만큼이나 그 소식을 전해들었을때

마음이 서운했습니다.

아직 젊은 친구이기에 기회는 또 얼마든지 있을 수 있으니

내년을 기약하면 되겠지요.

 

 

우린 이제 그다지 기회가 없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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