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운수 좋은 날~

2012. 8. 28. 07:30judy photo story/길 위의 생명 - life on the ro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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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초 조개캐러 두번째 방문한 용유도 칼국수집에서 만난 고양이.

주인아주머니와는 안면이 있는듯 자유롭게 식당안을 오가는 모습에

맘씨좋은 주인아주머니덕분에 그래도 편하게 잘 지내는구나 싶었다.

 

마침 식당을 방문한 손님이 잡아온 작은 망둥어를 보고는

에옹에옹 거리며 하나 둘 집어가서 먹기 시작했다.

오늘은 운수좋은 날이다냥~~~~

 

 

망둥어를 잡아온 손님도 그냥 먹게 내버려두는 상황.

 

 

 

임신냥이인듯 얼마나 맛있게 먹는지..

나와 몇번 눈을 마주치고는 바로 내게 살갑게

몸을 부벼댄다.

 

 

 

야호~~  웬떡이람~~

지금쯤 고양이도 출산을 했을텐데 부디 건강하게 오래 오래 잘 살기를 바랄뿐..

 

 

 

이 까맣고 조그만 애기 고양이~

 7월 말쯤이던가 늘 놓아두는 고양이 사료를 먹겠다고  울 집을 방문한 고양이.

처음 오는 녀석치고는 어찌나 당당하게 에옹 거리며 오는지

주변 사람들 눈치까지 봐야하는 상황인지라

고양이 사료를 현관문 안으로 들여놓고 밥을 먹게 했더니

다시 나가고 들어오기를 대여섯번..

그러다 다음날 다시 와서 밥을 먹고 이러기를 몇 주를 계속 했다.

그동안 주변 사람들은 고양이 소리때문에 잠을 못자겠다며

119에 신고를 해야겠다며 웅성웅성.

 

내 속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이러다 정말 잡히면

이 아기고양이는 그 명을 달리할 수도 있는데

비도 내리는 저녁에는 어디서 잠을 자는지....

 

 

하루 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살짝 열린 문틈으로 집 안으로 들어오기까지 하는 과감하고 용기 있는 아기 고양이.

처음 보는 내게 제 얼굴을 부비고 하는 모습이 누군가 키우다 버린건지

아님 집을 나온건지 알 수 없었다.

 

공주를 보낸 후 아직도 공주에 대한 생각때문에

다른 아이를 품을 수는 없는지라

새벽3~4시까지 창문 밑에서 에옹 거리며 우는 녀석때문에 그저 마음만 안쓰럽고

비가 내리는 날에도 몸에 빗물을 묻힌채로 사료를 먹으러 오는 녀석이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밥을 먹을때도 에웅거리며 시끄럽게(?) 밥 먹는 녀석에게

 

"너...제발 조용히 좀 다녀...안 그럼 너 큰일나..."

 

말을 알아들었을까? 조금은 조용해지던데..ㅎㅎ

 

 

 

 

어느날 인가 외출하려 대문밖을 나서니 아주머니 두 분이 이 고양이를 잡으시겠다며

캔과 줄을 들고 차 밑을 쳐다보고 계신다.

혹시 고양이때문이냐 말을 붙이니 그렇다하셔서

제가 잡아드릴수 있다고 하니 제발 그리 해달라하시며

좋은 주인 만나게 해줄꺼라고 휴대전화번호까지 알려주신다.

 

나와 근 한 달가까이 눈 마주친 녀석이라서 그런지

내가 야옹~하며 부르니 슬슬 내 손으로 다가온다.

내 앞으로 오는 녀석을 잡아 아주머니께 인도하고

집에 있는 작은 박스와 사료도 드리고...

그간의 정이 아쉬워 녀석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찍어보았다.

 

아주머니 하시는 말씀..

복받을껴...동물 좋아하는 사람치고 나쁜 사람 없다잖아..

 

그렇게 녀석을 인계하고 나니 그 날 저녁부터 몹시 허전하다.

매일 저녁 에옹 거리며 집으로 오던 녀석이 그립기까지 했다.

 

 

며칠동안의 휴가기간동안 정말 좋은 주인 만났을까 걱정도 되고

 그러다 어제 저녁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러 나가던 중

강아지  두마리를 데리고 산책나가시는 아주머니를 만났다.

 

그 고양이는 어느 젊은 아가씨가 키우던 고양이였단다.

꼬맹이들이 키운다길래 줬다가 부모님의 반대로 키우지못해

어찌하다 길에서 헤매던 중 나와 잠시 인연이 닿았던 고양이였나보다.

멀리 돌아다니지않아 나쁜일도 당하지 않아

다행스럽게도 다시 주인에게 잘 돌아가서 잘 지낸다는 얘기.

얼마나 감사한일인지 절로 고맙다는 인사가 나왔다.

 

이 아주머니도 동네 길고양이들에게 사료를 주시던 캣맘이었단다.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들 몰래 몰래 주어야하는 상황이 못내 맘에 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와 같은 맘의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는게

마음에 큰 위안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아직 세상은 살 만 한가보다.

부디 서로 아프게하지 않고

우리 모두 함께 잘 살아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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