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깃든 월영교를 찾아가다

2019. 11. 26. 05:00judy 우리나라 구경하기/경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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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여행중  찾아간 안동,

그곳에서 가장 기대를 했던 곳이 월영교였습니다.

월영교의 야경을 담아보며 그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월영교에 얽힌 절절한 사랑이야기도 함께 떠올릴 수 있는 곳으로

해가 지기 전 찾아가봅니다.

 

 

 

 

 

 

 

 

 

해가 지기 얼마전 월영교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야경 포인트를 가늠하며 자리를 잡아봅니다.

월영정을 기준으로 왼쪽이 선성현 객사이고

오른쪽이 안동 석빙고라고 합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드디어 월영교에 불빛이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서둘러 이 모습을 담아보는데 시간이 지나도

이 불빛 외 다른 모습은 보이지않습니다.

얼마전 서울 달맞이 공원에서 보았던 서울의 야경과 비교를 하니

그저 참 많이 허전합니다.

 

 

 

 

 

 

 

월영교는 안동호에 놓여진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목책 인도교로

다리 가운데 월영정이 있습니다.

월영교라는 명칭은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 댐 건설로 수몰된

월영대가 이곳으로 온 것을 인연으로 지어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월영교가 위치한 곳의 자연풍경보다

오래전 이 지역에 살았던 이응태부부의 아름답고 절절한 사랑을

오래 기념하고 먼저 간 남편을 위해

아내의 머리카락을 섞어 만든 미투리 모양을

이 다리의 모습에 담아 세웠다고 합니다.

 

 

 

 

 

 

 

1998년 안동시 택지개발지구 지정으로 주인없는 무덤을 이장하던 중

조선 중기 고성이씨 이응태가 염습당시 모습 그대로 미이라 상태로 발견되고

그와 함께 죽은 남편에게 보내는 애틋한 마음을 적은 아내의 편지도 함께 발견되어

16세기 후반 국어의 모습을 볼 수있는 중요한 자료로 보여지며,

아내가 남편에게 보내는 최초의 한글 편지라고도 합니다.

 

 

 

 

 

 

 

이응태의 아내가 죽은 남편에게 쓴 한글 편지

현대로 풀어 쓴 내용입니다.

 

 

원이 아버님께 올림--병술년(1586년) 유월 초하룻날, 집에서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나와 어린 아이는 누구의 말을 듣고 어떻게 살라고 다 버리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당신 나에게 마음을 어떻게 가져 왔고 또 나는 당신에게 마음을 어떻게 가져 왔었나요.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당신에게 말하곤 했지요.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까요.’

어찌 그런 일들 생각하지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가요.

당신을 여의고는 아무리 해도 나는 살 수 없어요.

빨리 당신께 가고 싶어요.

나를 데려가 주세요.

당신을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잊을 수가 없고 서러운 뜻 한이 없습니다.

내 마음 어디에 두고 자식 데리고 당신을 그리워하며 살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이 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자세히 말해 주세요.

꿈속에서 당신 말을 자세히 듣고 싶어서 이렇게 써서 넣어드립니다.

자세히 보시고 나에게 말해 주세요.

당신 내 뱃속의 자식 낳으면 보고 말할 것 있다 하고 그렇게 가시니,

뱃속의 자식 낳으면 누구를 아버지라 하라시는 거지요.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겠습니까.

이런 슬픈 일이 하늘 아래 또 있겠습니까.

당신은 한갓 그곳에 가 계실 뿐이지만 아무리 한들 내 마음같이 서럽겠습니까.

한도 없고 끝도 없어 다 못 쓰고 대강만 적습니다.

이 편지 자세히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당신 모습 자세히 보여 주시고 또 말해 주세요.

나는 꿈에는 당신을 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몰래 와서 보여주세요.

하고 싶은 말 끝이 없어 이만 적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보낸 아내의 애끓는 사연을 볼 수 있는 편지로

그 마음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슬픈 내용입니다.

 

 

 

 

 

 

 

이 무덤에서는 편지외에도 많은 유물이 수습되었는데

특히 망자의 머리맡에 고이 넣어 둔

한지로 곱게 싼 미투리 한 벌이라고 합니다.

병석의 남편이 건강해져 이 미투리를 신게 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심정으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미투리를 삼았던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끝내 남편이 세상을 뜨자

아내는 이 미투리를 남편과 함께 묻었습니다.

400여년전 서로를 진실로 사랑했던 부부의 안타까운 사연이 어린 월영교.

그래서 아내가 삼았던 미투리의 모양을 이 다리 모습에 담았다고 합니다.

 

 

 

 

 

 

 

시간이 지나자 분수쇼가 시작이 됩니다.

하지만 이것또한 서울의 그것과 사뭇 달라 아쉽기 그지 없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싶었지만

달라질것없는 조금은 초라한 분수쇼입니다.

 

이또한 지난 10월 31일부터 내년 3월까지

겨울철 사고 예방과 시설물 동파 방지를 위해

분수가동을 중단했다고 합니다.

 

 

 

 

 

 

 

조금은 실망스러운 월영교 분수쇼가 끝나기 전에

뭔가 모를 씁쓸함을 안고 월영교를 떠나봅니다.

 

 

 

 

 

 

 

다음날 아침

어제 월영교 야경에 대한 아쉬움으로 이른 아침 다시 월영교를 찾았습니다.

 

 

 

 

 

 

 

수면위로 잔잔하게 물안개가 보입니다.

 

 

 

 

 

 

산책로 주변에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이 든 모습입니다.

어젯밤 이길에는 은행열매가 떨어져있어

그것을 피해 지나가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었는데

멀리보면 이 또한 소소한 풍경이 되어줍니다.

 

 

 

 

 

 

 

전날 많은 사람들로 인해 제대로 돌아보지 못한

월영교 위 월영정도 둘러봅니다.

 

 

 

 

 

 

 

 

 

 

 

 

 

 

 

 

 

 

 

 

 

 

 

 

 

 

 

 

 

 

 

 

 

 

 

 

 

 

 

 

 

 

안동댐의 가을풍경입니다.

 

 

 

 

 

 

 

 

 

 

 

 

 

 

 

 

 

 

 

 

 

 

 

 

 

 

 

 

 

 

 

 

 

 

 

 

 

 

 

 

 

 

 

 

 

 

 

 

 

 

 

 

 

 

 

 

 

이래저래 월영교에 대한 기대치가 컷는지

자리를 떠나기 아쉬운 맘이 듭니다.

결국 이른 아침 물위에 비친 월영교의 반영을 찍어봅니다.

 

 

 

 

 

 

 

 

 

 

 

 

 

 

 

 

 

400여년전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을 향한 아내의 절절함이 어린 월영교.

비록 야경에 대한 기대치는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월영교에 얽힌 사랑이야기로 오래 기억에 남을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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