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0. 26. 05:00ㆍjudy 우리나라 구경하기/서울
햇살좋은 주말.
카메라 가방하나 메고 모처럼 서울 4대문 안
덕수궁의 이른 가을을 맞이하러 가봅니다.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13층에 있는 정동전망대에 올라보니
아직 가을의 풍경이 보이지않았습니다.
조금 이른 방문인거 같았네요.
며칠전 내린 비로 인해 가을은 더 깊어가겠지요.
정동전망대 창가쪽 뷰가 제일 좋은 곳은 이미 차를 마시는 분들이 앉아계시고
창가 작은 틈을 이용해 창밖 풍경을 찍어봅니다.
10대 후반 나름 문화생활을 즐기겠다며 줄기차게 찾아오곤 하던 정동 마당세실극장.
그시절 그리 유명하지 않았던 배우였던 김갑수, 최정우, 이혜영, 설도윤 등 그분들의 연극을 눈앞에서 보며
감동을 받고 설레이던 시절이었는데
시간이 지나 지금은 문화계에서 커다란 별들이 되어 방송에서 보게되니 꽤 반갑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이곳 정동세실극장은 올해 1월 40여년만에 문을 닫게 되어
성공회 사무실로 운영이 된다고 하네요.
오래전 어릴적 추억이 있었던 곳이 문을 닫게 된다는 소식에
추억 한 자락이 끊어지는 느낌이 듭니다.
산자락에는 서울 성곽길이 보입니다.
저 부근은 아마도 청와대 뒷편길이라 사진도 찍지 못하는 구간이 있습니다.
중간중간 서있는 사복경찰들의 지시를 받으며 올랐던 기억이 있는 곳입니다.
나무에 둘러싸인 흰색 작은 건물은 러시아공사관으로
고종의 아관파천. 바로 그곳입니다.
처음 생각으로는 차를 한 잔 마시며 천천히 시간을 보낼까 싶었지만
이곳에 오게 되니 문득 드는 생각이
얼마전 영국대사관과 덕수궁 사이길을 개방했다는 소식을 알게 된것이 기억이 납니다.
아직은 덕수궁의 은행나무에 노란빛이 물들지 않음을 확인했으니
몇장의 사진을 더 찍고 덕수궁 돌담길을 걸어보기로 합니다.
덕수궁 정문인 대한문에는 주말을 맞아 보수단체 어르신들의 집회가 한창입니다.
각자의 목소리가 드높게 울려퍼지는 곳을 피해
천천히 돌담길을 걷다보면 미국공사관을 지나 덕수궁 후문에 이르게 됩니다.
아직은 가을이 덜 내려앉은 풍경이지만
여유롭게 천천히 걷기 참 좋은 곳입니다.
카메라의 각도를 조심해야함은 기본이구요.
이길이 영국대사관의 담장과 연결되어 있는 길로
1959년 이후 폐쇄되어 있던 170미터 구간 중 100미터 구간이 2017년 8월 30일부터 공개된 길입니다.
이 길에서 정동공원의 구 러시아 공사관으로 통하는 길을
고종의 길이라는 이름으로 문화재청이 복원작업을 하는 중이라 하는데
아마 이달 10월말즈음 고종의 길이 일반인들에게 공개가 되지않을까 싶습니다.
2016년부터 서울 시청은 당시 고종이 아관 파천을 한 길을 재정비하고
러시아 공사관도 복원시켜 왕의 길이라는 모습으로 복원을 추진하고 있는데,
부끄러운 역사지만, 이것도 역사로 기록해야한다는 취지가 담겨있다고 합니다.
생각보다는 작고 짧은 길입니다.
역사적 의미가 있는 길만 아니었다면 어디에서도 볼 수 있는
작은 골목길에 지나지 않았을 길이지만
120년 전, 고종이 러시아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겼던 사건인 아관파천 때 이용한 길이기도 하다니
그 의미가 사뭇 달라짐을 느껴봅니다.
덕수궁 돌담 기초석.
돌담길을 천천히 걷다가 유난히 눈길을 잡아끄는 그림자에 꽂혔습니다.
오후 늦은 햇살에 비친 나무 그림자가 꽤 멋져보입니다.
사진을 찍고 있으니 아마 괜찮아보였는지
3~4팀이 사진을 찍느라 한참을 기다려 찍었네요.
지금쯤 이 기와 위에는 알록달록 낙엽들이 꽤 쌓여있을거 같네요.
가을이 점점 깊어갑니다.
모두 행복한 가을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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