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그리움의 꽃 길상사 꽃무릇

2018. 9. 17. 05:00judy 우리나라 구경하기/서울

728x90
반응형

 

 

 

 

 

 

 

해마다 찾아가는 서울 성북동 길상사의 꽃무릇 소식이 궁금하던차

토요일 오후 느즈막히 길상사를 찾아가게 되었습니다.(2018. 9. 15)

한성대역에서 마을버스가 길상사 앞까지 연결이 되니

참 편해진 발걸음입니다.

 

 

 

 

해마다 적어도 두어번은 찾았던 길상사.

작년에는 어쩌다보니 찾아오지 못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오늘 보는 길상사의 풍경은 꽤나 반가운 풍경이었습니다.

오늘은 극락전으로 들어가는 것은 하지않고

천천히 길상사의 곳곳을 돌아보려합니다.

 

 

 

 

 

 

아직은 초록이 무성한 길상사의 풍경.

조금씩 초록이 지쳐가나봅니다.

 

 

 

 

 

 

 

 

 

 

 

 

 

 

오늘 길상사를  오게 된 첫번째 이유는

붉디 붉은 꽃무릇을 한껏 보기를 기대했지만

시기가 이른 편이어서인지 아니면 올해 폭염으로 인한 것인지

너무나 휑한 모습이었습니다.

꽃대가 올라오는 것도 드문드문 보이고 절정의 모습을 보려면

꽤 오랜 시간이 지난 후가 되어야 할듯 하네요.

그나마 몇송이 핀 꽃무릇이 이곳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모델이 되어주고 있었습니다.

 

 

 

 

 

 

예년같았으면 이곳은 붉은 꽃무릇이 지천이었고

이 모습을 담으려는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또 붐빌 장소이건만

몇송이 꽃무릇이 그 흔적을 알려주는듯 합니다.

 

 

 

 

 

 

한껏 치장한 여인의 속눈썹처럼 아찔한 곡선.

제 짧은 속눈썹은 언제 저런 모습을 할 수 있을지..ㅎㅎ

 

 

 

 

 

 

꽃의 개체수가 형편없으니 이곳을 찾아온 의미가 없어진듯 하여

기운이 빠져버리네요.

 

 

 

 

 

 

법정스님의 영정을 모신 진영각으로 가는 길,

그곳에 몇송이 핀 꽃무릇이나마 담아보기로 합니다.

 

 

 

 

 

 

 

 

 

 

 

꽃무릇은 수선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로

석산(石蒜)이라고도 불리고 큰 의미로 꽃과 잎이 함께 피지 못하여

상사화라는 의미도 있지만 상사화와 꽃무릇은 엄밀히 다른 꽃이며

상사화는 꽃잎이 연한 분홍빛, 또는 노란색을 띄고 있어 그 생김새로 구별이 되는 꽃입니다.

상사화는 여름꽃이고 꽃무릇은 가을꽃이랍니다.

개인적으로 석산이라는 이름보다 꽃무릇이라는 이름에 정이 가더라구요.

 

사찰 근처에 많이 심은 이유는 이 식물에서 추출한 녹말로 불경을 제본하고,

탱화를 만들 때도 사용하며, 고승들의 진영을 붙일 때도 썼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길상사 꽃무릇을 보기 위해 찾아오면

함께 피는 투구꽃이 있었는데 올해는 아직 핀 것을 보지 못해

아쉬운 맘이 들었습니다.

 

 

 

 

 

 

 

 

 

 

 

 

 

 

 

 

 

 

 

 

 

 

 

 

 

 

 

 

 

 

 

길상사에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길입니다.

이길을 걷다보면 길바닥에 콕 찍힌 고양이 발자국도 보이는

오붓한 길을 천천히 걸어봅니다.

 

 

 

 

 

 

진영각으로 향하는 길

 

 

 

 

 

진영각 내에 있는 법정스님의 의자입니다.

 

 

 

 

 

 

한번도 앉아볼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다른 분들은 이곳에 앉아보기도 하시더라구요.

그동안 왜 이런 생각을 못해봤는지 적잖이 놀랐습니다 ㅎㅎ

 

 

 

 

 

 

오늘은 꽃무릇을 보러 오긴했지만

꽃무릇이 많이 피지 않은 모습을 보니 다른 풍경에

눈이 더 끌리게 됩니다.

하지만 하늘의 구름이 점점 검게 변하는 것이

아무래도 비가 내릴것 같은 날씨이더군요.

 

 

 

 

 

 

 

 

 

 

 

 

 

 

 

 

 

 

 

 

 

 

 

 

 

 

살고 있는 곳, 가까운 곳에서 문득 그립고 아프고

가슴이 서늘해질때 찾아갈 곳이 있다는건 참 좋은것 같습니다.

이곳은 내게 그런곳입니다.

한때는 마음이 울적하거나 사람들에게 지쳐 힘이 들때면

이곳을 찾아와 나만의 위로를 받곤 하던 곳이었습니다.

 

 

 

 

 

 

가을이 깊어질때 찾아오게 되면

그 어느곳의 단풍보다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

이 곳 길상사입니다.

 

꼭 종교적인 힘이 아니더라도 입구에 들어서면

누군가  

그래..다 괜찮다.....괜찮아....

라며 어깨를 다독거리며 위로해주는 기분이 드는 곳.

오늘도 아무런 생각이 없이 있다가 불현듯 이곳이 생각이 나서

길상사를 찾게 된것처럼요....

 

 

 

 

 

 

 

 

 

 

 

 

 

 

 

 

 

 

 

 

 

 

 

 

 

 

 

 

 

 

 

 

 

 

 

 

 

 

 

 

 

 

 

 

 

 

 

 

 

 

 

극락전 옆 작은 길에 핀 능소화는 유난히 색이 진합니다.

한여름에 보았던 연한 빛깔의 능소화와 조금 다른 종류인걸까요...

아님 한여름에 피지 못한 아쉬움을 진한 빛깔로 대신하는지도 모르겠네요.

 

 

 

 

 

 

 

 

 

 

 

 

 

 

 

 

 

 

 

 

 

 

 

 

 

 

 

 

 

 

 

 

 

 

 

 

 

수많은 재산을 아무런 조건없이 시주한 김영한의 공덕비가 있는 곳에

홀로 핀 꽃무릇이 눈에 들어옵니다.

법정스님이 김영한님에게 길상화라는 법명을 내리고

이곳이 길상사가 된것이죠.

 

 

 

 

 

 

천재 시인 백석을 만나 자야라는 아명을 받았고,

기생과의 결혼을 반대한 백석의 집안으로 인해 헤어지고

만주로 떠난 백석과 다시 만나지 못했고 그후 법정스님의 무소유에 크게 감명받아

7천여평의 토지와 40여동의 대원각 건물을 사찰로 만들어달라 했으나 거절, 다시 거절하기를

10년간 되풀이 되었다고 합니다.

다른 큰 스님들도 대원각을 자신들에게 시주해달라 요청이 들어오기도 했으나

김영한은 일언지하에 거절하기도 했답니다.

 

결국 1997년 12월14일 길상사가 창건되고

1999년 김영한은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이곳 길상헌 뒷편에 그의 유골이 뿌려지고 공덕비와 사당이 세워진것이죠.

 

자야 김영한은 매년 7월 1일이면 일체의 음식을 입에 대지않고 허공만 바라보았다고 합니다.

이날은 백석의 생일이었다네요.

내가 평생 모은 재산은 백석의 시 한줄만도 못하다는 김영한 의 말이

지극한 사랑을 보는듯 그 뜨거운 마음이 살짝 부럽기도 합니다.

 

 

 

 

 

 

 

 

 

 

 

 

 

 

 

 

 

 

 

 

 

 

 

 

 

 

 

 

 

 

 

 

 

 

 

 

 

 

 

 

하늘은 점 구름이 짙어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창에 빗방울이 스치기 시작합니다.

 

 

 

 

 

 

길상사에서 집으로 오는 길, 버스 정류장에 있는 서울3대 빵집이라는

니폴레옹 제과점도 들러 몇개의 빵도 구입해봅니다.

가을이 깊어지면 다시 이곳을 찾아가볼까합니다.

지금보다 조금은 더 아름다운 또 다른 풍경을 볼 수 있을테니까요~

 

 

 

2015년 길상사 꽃무릇 클릭

 

2016년 길상사 가을 클릭

 

2016년 길상사 꽃무릇  클릭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