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6. 12. 05:00ㆍ나비 이야기 - Butterfly
우리나라 나비이름 중 처녀라는 단어를 포함한 나비가
도시처녀, 시골처녀, 봄처녀나비..이렇게 처녀나비 3종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동, 남해안과 제주도를 제외한 전역에서 볼 수 있다지만
그 중 요즘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어
점차 만나기 어려워지는 나비가 봄처녀나비라고 합니다.
올봄 2년전에 본 봄처녀나비를 다시 만나고싶다고
몇번이고 얘기하는것을 들었던차라 주중 휴일을 맞아 퇴근 후
다시 밤을 달려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올해만도 몇 번을 찾아간건지...한 손을 다 꼽아야 할만큼 찾아간 그곳에서
다행히 원하는 나비를 만나고
또 다른 귀한 나비를 보게 되는 행운까지...
모두 사진으로 담아올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새벽 5시가 되기도 전, 이미 날은 밝아오고
아침안개가 유난히 자욱하게 낀 날씨로 사방이 뿌옇기만 합니다.
곱디 고운 분말처럼 뽀얀 안개비가 내릴 정도로 안개가 자욱한 날씨.
이런 날씨가 카메라에게는 치명적일텐데.....
하지만 나비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에게는
이런것쯤이야 아무것도 아닌, 그저 조금 불편할뿐입니다. ㅎㅎ
오히려 햇살이 퍼져 나비의 활동성이 살아나면
사진을 찍기에는 그닥 쉬운 상황이 아니기때문이죠.
먼저 사방을 유심히 살펴보고 풀숲을 헤치며
드디어 원하던,
아직 잠에서 덜 깬 봄처녀나비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첫 사진을 찍은 시간은 오전 5시 45분경.
평소같으면 잠에서 깨어나지도 않았을 시간에 놀랍게도
이름만 알고 있었던 나비와의 첫 만남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미 등산화와 바지단은 아침 이슬로 흠뻑 젖어버린 상태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처음 보게 되는 나비 중의 하나로,
이름처럼 곱고 예쁜 모습의 나비였습니다.
날개 끝의 동그란 무늬는 나비마다 숫자도 다르고 크기도 다르다고 합니다.
이날 만난 봄처녀나비는 대략 4~5마리로
날개의 동그란 무늬가 조금씩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짙은 안개로 미세분말처럼 수분입자가 사방으로 떨어지고,
얼굴에 자동으로 수분팩을 한 것처럼 촉촉해집니다.
사진을 찍은 후 확대를 해보니
나비의 몸에도 이슬이 맺혀있었습니다.
나비사진을 찍을때마다 배경을 어디로 잡을까 늘 고민하게 되는데
이날은 자연적으로 포토월이 생긴셈입니다.
자칫 산만해보일수 있는 배경을 짙은 안개가 대신 해주었으니까요~
동글동글 날개의 무늬가 귀여운 모습입니다.
봄처녀나비처럼 곱고 청초한 느낌이 듭니다.
처음보는 나비이기도 하고 그 모습이 예쁘기도 해서
꽤 많은 사진을 찍게 됩니다.
원하는 그림을 얻을때까지 제발 날아가지만 않기를 바라며
나비에게 어설픈 주문을 해봅니다.
햇살이 퍼지면 거미줄에 걸려있는 이슬방울도
모두 날아갈텐데.....빠르게 퍼지는 햇살이 야속해지기도 합니다.
조금씩 날아다니며 자기 몸색과 비슷한 보호색을 찾아
자꾸만 숨어들기 시작합니다.
봄처녀나비같은 그늘나비종류는 햇살이 퍼지기 시작하면 자꾸만 그늘로 숨어들어
그 모습을 보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라고합니다.
해가 중천에 뜨고 다른 곳에서 발견한 이 나비는 윗날개에 동그란 점이 아예 생기질 않았나봅니다.
그야말로 윗날개가 민무늬입니다.
자세히 보니 아래쪽 날개에 작은 초록색의 알같은 것이 달려있는데
무엇인지 모르겠네요.
누군가의 알인지 벌레가 붙어있는건지....
올해들어 꼭 다시 보고 싶어하던 봄처녀나비를 만나고
그 모습을 남기게 되서 참 즐거웠던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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