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동고비와 솔잣새

2023. 11. 14. 00:28새 이야기 - 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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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쇠동고비가 있다는

그 존재감만 느끼고 돌아왔고,

다시 찾아갔을 때는 꽤 여러 번 자주

눈앞에 모습을 보여줬지만

어두운 소나무 가지 사이로 날아들기를 여러 번.

 

이대로 또 얼굴만 보고 가는 것이구나... 싶을 때

아주 짧은 찰나

팔이 후들거릴 즈음 몇 장을 찍어볼 수 있어서

다행이다 싶었다.

 

 

쇠동고비

늦가을 즈음 한국으로 와서 겨울을 나고 봄에 다시 돌아가는 기러기 같은 새로

보기 드문 겨울 철새라고 했다.

몸의 윗면은 푸른빛이 도는 회색이고 아랫면은 흰색, 정수리는 검은색.

흰색 눈썹선이 뚜렷하고 눈선은 검은색. 동고비에 비하여 크기가 작다...라고

도감에 기록된 새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동고비와 가장 큰 차이점은 머리 부분에

흰 눈썹선의 뚜렷한 것이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주말 이곳으로 꽤 많이 모이신 탐조인들 덕분에

쇠동고비의 출현을 쉽게 알 수 있었고

적당히 눈치껏 사람들을 지켜보면서

상황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었다.

나 같은 탐조 청맹과니는...ㅎㅎ

 

 

 

 

 

 

 

 

 

 

새를 기다리면서 저 멀리 처음 본 산자락의 모습이 어딘지 낯익어

사진으로 찍어보니 북한산 인수봉?

집으로 돌아와 위성지도를 펴놓고

직선거리를 측정해 봤다.

직선거리로 약 43킬로미터 떨어진 북한산이 보이는

조금 신기한 경험.ㅎㅎ

 

 

 

 

운이 좋았다.

특별할 것 없는 장면이지만

오롯이 쇠동고비가 모습을 드러내준 것이...

 

 

 

 

이곳저곳에서 뽀로롱 날아다니는 작은 새들이

모두 쇠동고비같아서 눈이 바빠지기 일쑤~

 

 

 

 

이렇게 쇠동고비도 만나게 되는

작은 즐거움이 있었던 날.

 

 

 

 

올가을 핫한 새로 등장한 솔잣새.

소나무 위에 앉은 사진을 찍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기회는 그다지 없었고

이것마저도 아주 먼 곳의 솔잣새를 땡기고 또 당겨 찍은 사진.

그나마 옆에 있던 수컷은 핀도 흐려졌음...ㅎㅎ

 

 

 

 

착한 사람 눈에만 보이는

솔잣새 암수 7마리.

 

가뜩이나 오전엔 하늘도 뿌옇고 소위 사진빨(?)도 먹히지 않는

덜 예쁜 하늘이지만 그럼에도 새만 나와주면 된다고

얼마 전부터 이곳 주변을 날아다닌다는 새매의 출현이

아마도 이 새들의 생활에 큰 영향을 주었을지도 모른다고 했던

주변 분들 얘기가 기정사실화된 것 같았다.

실제 오전에 어느 정도 날아다니던 솔잣새는

오후 들어 부쩍 그 모습을 보기가 어려워졌고

그곳을 떠나는 이른 오후까지 새를 보지 못하고 떠났더랬다.

날이 추워서 잠시 어디론가 피신했을지도....

 

 

 

 

오늘의 목표 중인 흰머리오목눈이를 기다리며

근처로 날아와주는 작은 새들이

사람들의 관심이 되어주었다.

 

 

 

 

 

 

 

잘 익은 딱새 수컷이

얼마 전 나타난 멋쟁이새와 양진이로 오해하는 해프닝도 생겼다.

 

 

 

 

물을 마시기 위해 한무리의 검은머리방울새가

물가로 내려앉았다.

 

 

 

 

검은머리방울새 수컷

 

 

 

 

어쩐지 눈치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은

나만 그렇게 보이는 건지......... ㅎ

 

 

 

 

한동안 멍 때리 듯 오도카니 앉아있던

검은머리방울새 암컷.

 

 

 

 

 

 

 

결국 기다리던 새가 오지 않자

지난번 오여사를 만났던 일몰조망지를 다시 방문.

오늘은 바닷물도 차올라있는 모습이니

또 다른 오메가를 만날 수 있겠다 싶은 작은 설렘.

 

 

 

 

시간이 지나면서

그 작은 설렘이 실망으로 바뀌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수평선 가까이에 깔린 구름이

아무래도 오늘의 일몰에 큰 방해꾼이 될 듯...

 

 

 

 

결국 구름에 해는 가리고

바로 장비 접고 서울로.. 어여 갑시다.

차 밀리기전에........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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