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2. 27. 09:00ㆍ새 이야기 - Bird
해마다 초봄이 되면 새들의 육추사진이 꽤 올라오기 시작한다.
그때 대표적인 육추사진의 주인공은 인디언 추장새라고도 불리는
특이한 모습의 새, 후투티였는데
아직 실물을 보지 못한 아쉬움과 육추사진을 찍는 곳으로 유명한
황성공원을 가야만 하나 하는 늘 아쉬움 마음 뿐이었다.
그러다가 최근 블로그를 통해 경기도부근에서 텃새처럼 따뜻한 곳으로 떠나지 않고
그곳에서 살고 있는 후투티를 볼수 있다는 소식에
지난주 찾아갔다가 헛탕을 치고 허탈한 마음에
알음알음으로 그곳을 알아보고, 결국 그곳으로 찾아가 보고싶었던 후투티를 직접 보게 되었다.
연속 사흘을 후투티를 보기 위해 달려갔고,
일요일 아침 일찍, 새벽 찬기운에 오래 있어서인지
감기까지 얻었지만 후투티를 보고 온 즐거움으로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즐겁기만 하다.
후투티를 볼수 있도록 직접 오셔서 안내까지 해주셨던
블친님에게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처음 이곳을 찾았던 날 블친님을 따라 개천가를 걷던 중
앞서 가드레일에 살포시 앉아있는 새를 발견하고 알려주신 블친님 덕분에
드디어 후투티의 실물을 마주할 수 있었다.
날아갈까봐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기니 앞으로 빨리 가도 좋다는 블친님의 말씀에도
여전히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사진을 찍어보았다.
다른 분들의 사진으로만 보던 후투티를 내 카메라에도 담다니...
그저 신기한 마음이 드는 순간이었다.
가드레일에 앉아 잠시 쉬다가 어디론가 사라지고
다시 땅위로 내려와 먹이를 찾는 활동을 하길 반복하는 후투티덕분에
새가 나타난다는 길을 족히 10여킬로를 걷고 또 걷기를
왕복한것같다.
블친님의 말씀에 따르면 후투티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화가 나면
머리위 우관(羽冠)을 펼친다고 하는데,
이날 머리위 깃을 펼친 모습은 다른곳으로 날아가 앉는 순간 펼쳐진것을 보았을뿐
자세히 담을 수는 없었다.
가까이에서 먹이 활동을 하는 후투티를 살펴보니 먹이를 찾아 걷다가
발이 삐끗(?)하면서 몸의 균형이 어긋날때 머리깃을 펴거나,
다른곳으로 날아가 앉는 순간 몸의 균형을 잡고자 깃을 펴는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도 살짝 해본다.
실제 후투티는 사람의 목소리나 주변의 소음보다는
다른 새들의 소리에 먹이 활동을 중단하고 사방을 경계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진을 찍기 위해 개천가를 천천히 걷다보면
어느새 먹이 활동을 하는 후투티를 볼 수있었는데
얼핏 1.5미터가량 가까이 다가서도 전혀 개의치 않는걸 보면
겁이 없는 건지, 아님 사람을 믿어서인지..
부디 후자이길 바랄뿐이다.
둘째날 오전 광릉수목원에서 멋쟁이새를 보고 다시 이곳을 찾았다.
햇살이 따스한 주말 오후.
마른 풀섶에서 해바라기를 하며 졸고있는 녀석을 발견했다.
졸다가 몸의 깃털을 고르기도 하고
뒤뚱뒤뚱 걷기도 하더니
고맙게도 가까운 곳으로 날아가 앉자마자 머리깃을 펼치는것을
(완벽하게 펼친것이 아니라 아쉽지만)
순간 포착 성공~!
부지런히 땅속을 찍어가며 얻은 벌레를 먹는 장면을 연사로 한번 찍어보았다.
이곳의 텃새가 되버린듯한 후투티.
때가 되면 짝꿍을 찾아 떠나겠지만 부디 건강하게 잘 살아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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