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9. 25. 22:41ㆍ나비 이야기 - Butterfly
한반도에서는 오랫동안 관찰 기록이 없어
한때 미접이었지만
2006년부터 거제도 지역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관찰되어
이제는 어느 정도 토착화가 되어 보이는 뾰족부전나비.
충청도에서도 발견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내겐 너무 먼 남쪽나라 나비.
소철꼬리부전나비와 물결부전나비처럼
이제는 미접이라는 꼬리표를 살짝 떨구고
쉽게 만나기를 바라봅니다.
사람들이 지나는 등산로 바닥에 엎드려 사진을 찍으니
의도치않게 시선을 끌게 되고...
찍은 나비사진을 확인하다가
문득 올해 7월 하순 거제도에서 만난 뾰족부전나비와의 차이점을
보게 됩니다.
1. 여름에 만났던 뾰족부전나비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던 다리의 붉은색.
가을 무렵에 보이는 뾰족부전나비는
다리에도 붉은색이 보입니다.
이날 만난 나비들은 모두 수컷이어서 암수 개체 차이는 아닌 듯합니다.
2. 또한 아랫 날개 바깥쪽의 경사도가
여름에 만난 나비는 완만한 편이나
가을에 만난 나비는 이름처럼 훨씬 뾰족한 모습입니다.
조심스레 유추해보건데
은줄팔랑나비 춘,하형이나
극남노랑나비 가을형처럼 계절별 개체의 특성이 아닐까 싶어 집니다.
서울이나 경기권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나비.
한 곳에 여러 마리가 있는 진풍경을 보니
혹시라도 암컷 나비의 윗면까지 담아보고 싶은 욕심이 생깁니다.
하지만 이제 발생한 듯 수컷들의 상태가 워낙 좋아 보이니
시기가 살짝 이른 것이 아닐까 싶은 마음에
상대적으로 남쪽과 가까운 곳에서는
비교적 쉽게 볼 수 있을것 같아 살짝 부럽기도 합니다.
그러나 수컷의 활짝 핀 날개 윗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흡사 나비들이 도착하자마자 날개를 한껏 펼쳐준 것이
"어서 와~ 날개 윗면 보는 거 처음이지? "
하는 듯 이곳저곳에서 붉은색 날개를 펼친 모습은
비록 사진으로 충분히 담지 못했더라도
잊지 못할 장면이 될 듯합니다.
2022년 7월 뾰족부전나비 만나던 날
우리나라 나비박사 석주명선생이 나비 이름에 대해 저술한 책,
"조선 나비 이름의 유래기"에 보면
뾰죽부전나비 - 학명(學名)에도 맞고 전시후각(前翅後角)이
사실(事實) 뾰죽해서 형태(形態)에도 맞는 이름을 만들었다.
그러나 일본명(日本名)의 ウラギンシヅミ도 훌륭한 이름이다.
시이전면(翅裏全面)이 은판(銀板)이니 은판대기부전이라고하여도 못지않을것같다.
그러나 이 나비는 조선(朝鮮)서는 한두마리밖에 잡힌일이 없다.
라고 쓰여있다.
(본문에 기재되는 석주명선생의 책 내용은
책 원문을 그대로 표기하는 것이며 한자는 한글로 함께 표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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