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의 손님, 12층으로 날아온 황조롱이

2021. 8. 10. 00:13새 이야기 - 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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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여름이면 베란다 방충망에 커다란 매미가 붙어

우렁차게 울어댄다.

시끄러운 소리에 해가 뜨기도 전 잠을 설치기 일쑤였는데

오늘 아침도 어김없이 들리는 매미소리에

늘 그렇듯 손으로 톡 방충망을 치면 날아가니

그리하려 발걸음을 옮기는데...

에어컨 실외기 배관 줄에 무언가 앉아있었고

그 새의 발가락 사이에서 울어대는 매미.

 

매미를 사냥해 날아온 황조롱이였다.

 

인천 공원의 새홀리기의 안타까운 소식에

새를 다시 보고자 하는 마음을 어쩔 수 없이 접었던 

내 마음을 알았는지 오늘 아침 

꿩 대신 닭이랄까... 베란다 에어컨 실외기로 

찾아든 황조롱이.

 

 

 

 

섣불리 움직이면 날아갈 것이고

서둘러 카메라를 찾아 발걸음도 떼지 못하고 얼어붙은 듯 

아쉽지만 방충망 너머의 황조롱이라도 열심히 찍어본다.
한동안 매미를 맛있게 먹고는 훌쩍 날아가버린다.

방충망 때문에 선명한 사진은 아니었지만

이런 특별한 경험은 전무후무 할 테지...

어찌 되었던 아파트 12층에서 매미로 야무지게

배를 불린 황조롱이는 여유롭게 떠났다.

 

 

배관을 감은 테이프에 날카로운 발톱으로 구멍까지 내버린 황조롱이.

그 후 방충망을 열어놓고

무한정 기다렸다나... 뭐라나...ㅎ

내일도 오면 좋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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