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망졸망 귀여운 구름산 노루귀

2019. 3. 25. 05:00꽃 이야기 - Flow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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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광양 매화축제와 완주를 다녀온 후

일요일 느즈막히 집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광명 구름산을 찾아가봅니다.

봄이 되니 야생화들이 피어나고 이곳도 노루귀 군락지로 꽤 유명해진 곳입니다.

구름산 입구에서 따뜻한 굴국밥으로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작년과는 다르게 산자락을 더듬어 노루귀를 찾아보기로 합니다.








사람들의 흔적이 거의 없는 산자락을 더듬어 살펴보니

낙엽사이로 올라오는 작은 꽃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노루귀 군락지는 어찌보면 꽃을 찍기 위한 스튜디오처럼 낙엽을 치우고

맨땅에 그대로 노출된 꽃들이 있는게 안쓰러웠는데

이곳에서는 그저 있는 그대로의 노루귀를 담아보기로 합니다.






노루귀를 찍을때 너나 할것없이

그저 보송보송 솜털을 찍기 위해 신경을 쓰지만

사실 개인적인 취향으로 저 꽃속의 작고 귀여운 수술이 너무 예뻐서

자꾸만 보게 되더라구요.

물론 노루귀사진의 포인트라고 하는 솜털이 나오는 사진도 찍어야겠지요 ㅎㅎ






이렇게 낙엽위에 반짝 눈을 뜨고 있는 노루귀 삼형제도 이쁘기만 합니다.

특이하게도 이곳은 분홍색 노루귀가 전반적으로 많이 보이더군요.

흰색과 분홍이 지천이고 청색노루귀는 보지 못했었네요.






이곳을 찾았을때는 이미 꽃도 그 시기가 살짝 지난것들이 많이 보이더군요.

일주일 전쯤 찾아왔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하지만 여전히 조금 늦장을 부리는 녀석은 꼭 있으니

그런 꽃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늦은 오후 햇살을 담뿍 받은 꽃들이 예쁘기만 합니다.


















산길을 올라 노루귀 군락지로 가봅니다.

여전히 많은 분들이 엎드려계십니다.

이곳에 와보니 잘 꾸며진 셋트장같네요.













































이 사진을 찍고 있는데 어느 분이 오시더니 해맑게 말하시네요.

"이거 내가 만들어놓은건데 ~ "

그저 아무소리 하지않고 자리를 떴습니다.





















이 사진을 찍을땐 모르고있다가

집에 돌아와 컴퓨터로 사진을 보다가 발견한 사실.

중간에 두 송이가 잘라진 듯 꽃줄기가 남아있더군요.


혹시, 설마, 사진찍을때 방해된다고 잘라놓은건 아니겠...........지요?

이쯤되면 다른곳의 이끼를 뜯어다 놓는건 그나마 애교에 속하겠네요.

노루귀는 이끼 위에서는 피지 않는다고 하는데 말입니다.

물론 이 꽃들도 흙속에 낙엽을 깔아 뒷배경을 처리하고 앞쪽에 작을 돌을 놓아

나름 연출을 한 곳으로 보이지만 사진도 예술이니 연출이야 그렇다치더라도


어지간하면 있는 그대로 사진찍는게 그리 힘이 드는 일일까요?

이렇게 잘라놓고 사진찍을 바에는 집 마당이나 화분에서 키워 찍으시던가.

이렇게 찍어놓고 내년에 다시 꽃 찍는다고 찾아올 곳 아니던가요?

찍은 사진, 그 사진 어디 팔아 생계유지가 된다면 조금 이해하는 척이라도 해보겠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지않습니까. 

220년 된 금강송 잘라버리고 사진 찍는 사람이나,

새둥지에서 어린 새 꺼내 본드로 붙여 육추사진 찍었다는 못된 심성들.

듣자하니 새 날샷 찍는다고

이쪽 저쪽에서 돌 던져 새들 날아가게 했다는 믿지 못할 소리들.

이제부터 조금이라도 자연에 대한 예의를 갖추고

피사체에 대해 작은 애정을 갖는건 어떨까요.

부디 카메라 들고 다니는 사람들 서로 품위있게 만들자구요. 제발 ~~












이 사진을 찍고  댕댕이인형을 등산가방에 매달아놓고

산길을 내려와 집에 와보니 인형이 매달렸던 고리만 남아있고

댕댕이가 사라졌네요.

아마도 구름산 어느 곳엔가 홀로 떨어져 낙엽속에 있겠네요.

이쁜 꽃을 보고 와서 기분 좋았다가 괜시리 맘이 울적해지더라구요.

미안해 널 그곳에 놓고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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