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 22. 00:15ㆍ새 이야기 - Bird
지난해부터 그 모습을 보고 싶어 했던 새.
차량으로 접근이 어렵고 도보나 자전거로 가야만 할 정도의 거리.
카메라와 삼각대 챙겨 카트에 넣어 끌며
그저 걷고 걷다 보니 편도 약 3.1킬로미터.
정확한 fact가 중요하니
집에 와 구글맵과 인터넷지도를 열고 거리를 측정해보고,
나비시즌 그날 걸었던 거리를 확인할때도 늘 그랬더랬다.
나름 힘들게 걸어가 그나마 원하는 목표종이 눈에 보이니 정말 다행이다.
하지만 그것도 저 멀리 얼음판 위,
행여나 먹이 활동하면서 가까운 거리로 와주기를 학수고대.
오전 빛은 역광이라 기다리고,
새가 멀어서 기다리고, 성조가 다가오길 기다리고,
기다리는 중간 함박눈이 펑펑...
결국 오후 3시 즈음 철수, 다시 3킬로미터를 걸어가다.
함박눈을 맞으며 철수하는 길은
멀리서 보면 유명한 박대기 기자,
아니 김대기 기자가 돼버리는 줄 알았다 ㅎㅎ
온몸이 흰눈으로 덮여 살아있는 눈사람이 되었다는....
날씨로 인한 아쉬움에 다음날 다시 찾아간 곳.
어제와 똑같이 3.1킬로를 걸어가는 길,
어제와는 다르게 카트없이 삼각대와 카메라를 맡기고
열심히 뒤따라 걸어가는데 벌써 앞서 걸어가는 세 사람이 보이고,
이미 도착한 한 사람과 모두 한 곳에 모여 새를 기다린다.
하지만
어제와 다르게 혹고니들은 보이지 않고
그 많던 물닭조차 저~~ 너머에 있을 뿐,
큰고니들만 보이고 원하는 새는 보이지 않는다.
결국 전편보다 나은 후편은 없다는 속설처럼
어제에 만족하자며 미련없이
다시 3.1킬로미터를 걸어오는 내내 발이 말썽이다.
나비 시즌에는 임도 십여 킬로 걸으며
나비 찾을 때에도 멀쩡했었는데
아스팔트 길이어서인지,
발이 시릴까 봐 신었던 털부츠 때문인지,
결국 양쪽 발바닥과 뒤꿈치에 물집이 두 개씩.... 생겼다.
아프다.
하지만 빠른 시일내에 다시 아름다운 혹고니의 모습을
보기위해 또다시 왕복 6킬로미터의 거리를 걸어가지않을까....
성조의 아름다움을 짐작하기 어려운 혹고니 유조
겁없이 십여미터 앞까지 다가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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