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사진(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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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은줄팔랑나비.
우리나라 나비박사 석주명선생이 나비 이름에 대해 저술한 책, "조선 나비 이름의 유래기"에 따르면 은줄팔랑나비 (Leptalina unicolor ) 학명대로 단색의 나비이지만 그러나 후시이면(後翅裏面) 중앙에 1은조(銀條)가 종주(縱走)한 것은 특이하다. 더욱이 그 춘계 발생의 춘형(春形)에서 일층 현저하다. 라고 쓰여있다. 사실 이 나비의 생김새로만 본다면 봄에 발생하는 춘형의 흰 줄이 포인트가 되어 그나마 나비로 보일까... 싶게 그 모습은 어쩌면 볼품없는 나비이기도 합니다. 얼핏 날아다니는 것도 작디작아서 쉽게 눈에 띄지도 않을뿐더러 날이 좋은 날은 발견하고 따라가 보면 시커먼 윗면을 펼치고 앉기 일쑤라 제대로 된 옆면을 찍기가 어렵기까지 합니다. 결국 운 좋게 얌전한 개체를 만나거나 움직임이 상..
2023.05.03 -
멧노랑나비 월동형
지난해 가을 만났던 멧노랑나비. 그 반가운 만남이 있었고 다시 몇 개월의 긴 겨울. 그 겨울을 성충으로 보낸 멧노랑나비 월동형을 만났습니다. 비록 날개 한쪽이 부서진 모습이었지만 이 모습으로 겨울을 보낸 장한 모습이라 그 만남이 더욱더 반갑고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 너울거리며 날아다니는 각시멧노랑나비도 보았지만 사진으로는 담지 못했습니다. 이 나비를 꼭 만나고 가야겠다는 고집을 피워 오랜 시간의 기다림 끝에 만나 해가 진 후 어두컴컴한 곳에서 나비의 모습을 담느라 셔터스피드 1/25초 내외로 나름 무척 힘들었지만 힘든 만큼 그 만남이 반갑고 기쁘기만 했습니다. 또한 이 나비의 특징인 초록 눈도 볼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2022년 가을 멧노랑나비 멧노랑나비(각시멧노랑나비와의 구별법) 해마다 가을..
2023.05.01 -
기생나비 Leptidea amurensis (Ménétriès, 1859)
우리나라 나비박사 석주명선생이 나비 이름에 대해 저술한 책, "조선 나비 이름의 유래기"에 보면 기생(技生)나비 - 속(屬) 명(屬名)의 leptidea는 미(美), 세(細), 소등(小等)의 뜻인 희랍어(希臘語)의 lepos에서 유래(由來)한 것이고 사실 이 종류(種類)의 형태(形態)로나 생태(生態)로 기생을 연상(聯想)시킨다. ---- 이하 생략 라고 쓰여있다. 석주명선생이 활동하던 시기에 선생이 보았던 나비는 아주 유연하게 낭창거리며 날아다니는 모습이 노래나 춤 또는 풍류로 흥을 돋우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여자인 기생(技生)으로 보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제 기생나비의 날아다니는 모습은 아주 힘차게 날지도 않는 유연한 모습이라 사진으로 찍기에 수월할 것 같지만 막상 사진으로 담기에는 발품을 엄청 팔아..
2023.04.27 -
푸른큰수리팔랑나비. Choaspes benjaminii (Guérin-Ménéville, 1843)
제법 먼 길을 가야만 볼 수 있는 나비. 물론 가까운 곳에서도 만날 수 있는 나비이기도 하지만 그 불확실성보다는 확률적으로도 몸이 좀 불편하고 힘들 뿐, 그곳에 가면 만날 확률이 높기에 수백 킬로 여정을 마다하지 않고 가게 되는 나비들이 여럿. 그중 나비시즌이 찾아오면 가정 먼저 먼 길을 떠나게 하는 나비가 "푸른큰수리팔랑나비"입니다. 지난해와 다르게 개체수가 그리 많지 않았던 건지 그 모습 보기가 어려워서 이날 오전 이른 시간부터 오후 1시까지 약 2만 7천 여보의 걸음을 걷게 되면서 도대체 나비가 뭐라고 이렇게까지 힘들게 나비를 봐야 하나... 하는 현타가 오기도 했답니다. ㅎ 꽃이나 새도 아름다운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정성이 들어가듯 나비를 만나는 여정도 녹록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
2023.04.24 -
북방쇳빛부전나비 (feat. 나비 짝짓기)
3월하순 나비시즌이 시작되면서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쇳빛부전나비 그 이후 일정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북방쇳빛부전나비를 만나고 왔습니다. 북방쇳빛부전나비와 쇳빛부전나비의 차이점 이 나비는 쇳빛부전나비보다 아랫 날개의 흑갈색 무늬 요철이 더 확실한 모습이고 날개 무늬에 흰 선이 희미한 편입니다. 이른 아침 찾아간 곳에서 부지런한 북방쇳빛부전나비들의 짝짓기를 만나고 불과 몇컷을 찍었을 뿐인데 그새 짝짓기가 끝나버렸습니다.
2023.04.22 -
점유행동중인 유리창나비
늦은 오후 무렵 만난 유리창나비 수컷들의 모습 천천히 산길을 내려가다가 만난 유리창나비. 보통 오후 2시가 넘어가면서부터 서로 점유행동으로 투닥거리며 하늘을 날아다니기 바쁜 모습입니다. 나비수컷들은 일정구역을 정해놓고 그 구역 안으로 들어오는 모든 날것에 대해 공격적으로 반응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수컷이 높은 나뭇가지 위나 사방을 주시할 수 있는 영역을 차지하고 앉아 그만의 영역을 지키며 암컷과의 짝짓기를 위해 영역 안으로 들어오는 다른 수컷이나 다른 나비들의 접근을 차단하는 행동을 점유행동이라고 합니다. 점유 행동은 여러 종류의 나비들에게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데 주로 숲 속에서 살아가는 나비들에게서 볼 수 있었습니다. 이날 3마리의 유리창나비 수컷들이 동시에 날아들었고, 오전 유리창나비를 보기 위해..
2023.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