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산에 가면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것들

2016. 6. 17. 20:42나비 이야기 - Butter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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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산을 다시 찾았다.

며칠후면 장마가 시작된다고 했고, 전날 이미 많은 비가 내린 후라

잠시 하늘은 소강상태였다. 요즘 이상하게시리 온몸이 물먹은 솜처럼 축 늘어지고

생기가 부족한듯 느껴져 일단 어느곳이라도 다녀오자며 택한 곳은 천마산.

비가 그친 후이니 나비들의 활동이 활발할 것이고,

내 카메라로는 찍기가 조금 힘들지만 그럼에도 눈으로 직접 보는것만으로도 즐거움일테니

선뜻 승낙을 했다.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 대중교통으로 가자면 얼추 두시간은 걸리는 곳.

그럼에도 천마산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과 산행을 하면서 만나는

 다양한 동식물의 아름다움에 올해만 벌써 몇번째인가...(세어봐야겠네)

산행이라는 멋진 단어로 포장하고

PT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름 운동했다는 정신적 포만감을 주는 곳이기때문인지도...ㅎㅎ

 

 늘 카메라들고 다니는것, 그것도 운동이라고 우겼었다.

사실 카메라들고 여행을 하면서 풍경 찍고 하다보면 하루 건강을 위해

만보는 걸어야만 한다고 하는 그 만보는 충분히 걷게 되는것이 일상다반사였으니

하루 나들이를 하고 나서 집에 오고나면 숙면은 보장되던 때였다.

 

하지만 그것도 몸에 익숙해지니 내 몸은 좀 더 강력한 무언가가 필요했다고 느꼈었다.

북한산 둘레길의 전 코스를 둘러보겠다던 호기롭던 때,

느닷없이 북한산 백운대 산행을 감행했으니...

지금 생각하면 참 부끄럽지만 그때는 참 많이 힘들고

백운대로 오르는 깍아지른(그때 당시 마음으로는..)

절벽을 오른다는것이 엄두가 나지 않았었다.

하지만 결국에는 뒤따르는 많은 사람들로 인해 등떠밀리듯한 상황에 

눈물찔끔 흘리며 올랐던 백운대 정상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그러다가 결국은 시간이 허락될때마다 근교 산행을 나서기까지했는데..

산악회원들과 관광버스를 대절해 지방산행까지도.

천마산 정상도 백운대만큼은 아니었지만 꽤나 어렵게 올랐던 기억이 난다.

계속되는 오르막길에.....하산길은 또 얼마나 힘들던지.

정상적인 하산길이 아닌 가파른 산길을 고생하며 내려오다보니

한동안 천마산을 떠올리면 안좋은 기억으로 남았었다.

그래서인지 천마산 정상을 딛어봤다는 묘한 성취감에

이제는 천마산자락 언저리만 둘러보고 오는것이 다반사가 되버렸다.

물론 산행보다는 나비탐사나 야생화를 보는것이 주된 목적이 된셈이지만 말이다.

천마산 가는 얘기에 무슨 사설이 이리 긴건지 ㅎㅎ

어쨌든 난 오늘 또 천마산으로 간다.

 

 

 

 

도착해보니 하늘이 영....심상치가 않다.

먹구름사이로 파란 하늘이 간간히 보이니 비가 내리지는 않을것 같지만

어쨌든 오늘의 사진상태는 그닥일듯하다.

하지만 내가 가장 무서워하는 더위로 고생하는 일은 없을듯 하니

그것만으로도 해피데이~

 

 

 

 

 

 

 

 

 

천마산 수진사 입구에서 시작된 산행.

비가 내린 후 공기는 눅눅하지만 그와중에 느껴지는 신록의 향기.

상큼이란 느낌을 제대로 주입하고 느린 걸음으로 걷기 시작한다.

 

 

 

 

 

나무에게까지 출입을 금지시켜버렸을까...

길을 걷다가 우연히 나무를 둘러보다가 발견한 아픔.

오랜 세월에 끝내 밀어내지 못한 녹슨 철조망을 나무가 품어버렸다.

 

 

 

 

 

 

 

 

 

 

 

 

 

 

 

 

 

요즘 들어 그나마 가끔씩 혼자서 다녔던 산행을 잠정 중단했다.

예전에는 둘레길이나 야트막한 산정도는 혼자서 다니기 좋아했는데

수락산과 사패산에서 생긴 몹쓸 사건때문에 세상이 겁이 나기 시작했다.

 

인명은 재천이라며 늘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어디 세상사가 내 맘대로 되는것일까......

세상 운 나쁜 일이 내게도 일어나지말란법은 없고, 여성과 관련된 험한 뉴스가 나오면

그 날 엄마에게 연락이 오곤 한다.  그래서 어찌되었던간에 잠정적 중단이다.

뭐...그럼에도 여전히 산에 혼자 오는 여자사람도 많은건 사실이지만,

난 보기보단 겁이 좀 많다. ㅎㅎ

 

 

 

 

 

그래서인지 앞서가는 사람이 일정 거리를 두고 계속 기다리는 상황이 벌어진다.

뭔가를 발견하고서도 혼자두고 갈 수 없으니 얼마나 답답했을까 생각하니

적잖이 미안한 맘이 그득하다.

 

 

 

 

 

산 입구에서 발견한 나무와는 다르게 어느 님의 예쁜 손길이었을까..

철조망과 나무사이에 고마운 돌들을 끼워놓았다.

그 덕분에 나무는 온전하게 커갈 수 있을것이고,

돌까지 삼키지는 말아주렴.

 

 

 

 

 

 

 

 

 

천마산에 유난히 많이 피어있는 까치수염꽃, 그 위에 앉아있는 긴은점표범나비.

날이 흐리고 생각보다 낮은 기온에 나비들의 움직임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처음으로 만난 나비가 표범나비였다.

표범나비는 종류가 워낙 많다보니 내 맘대로 표범나비로 통일.

 

 

 

 

 

발견한 후로는 발걸음이 새색시처럼 조신하게 숨도 참아가며

천천히 다가가야만 그 만남을 허락해준다.

물론 그것도 조금은 덜 까칠한 나비이어야만 가능하지만 말이다.

 

 

 

 

 

표범나비와 잠시 놀고 있으니 어디선가 부르는 소리.

서둘러 가보니 커다란 호랑나비가 쉬고 있었다.

먼 곳에서 인증샷을 먼저 찍고 한발 한발 다가가면서

점점 거리를 좁혀가며 찍어야만 했다.

 

 

 

 

 

고맙게도 내가  찍을 수 있게 그 거리를 허락해주니

이쁘기 그지없던 호랑나비다.

 

 

 

 

 

다시 길을 나서면서 만난 표범나비.

천마산에서 흰나비를 빼고 꽤나 자주 보이는 나비이다.

 

 

 

 

 

 

 

 

 

오늘은 작정하고 초반에 계곡을 잠시 걷고

그 후로는 임도로만 걷기로 했다.

 

 

 

 

 

임도 주변 가파른 계곡아래에 피어있는 나리꽃.

나리꽃의 종류를 알기 위해서 정면을 찍어야했지만

가파른 계곡을 내려가서 찍기엔 내 심장은 너무 작~다.

고개를 조금만 돌려주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싶다.

 

 

 

 

 

임도를 걷다가 유난히 흔들리는 나뭇가지를  자세히 살펴보니

올 봄 갓 태어난 다람쥐인지 꽤 작은 몸의 다람쥐가 나무 위에 앉아있었다.

근처에는 형제인듯 똑같이 작은 체구의 다람쥐가 보였다.

아직까지 세상사람들의 무서움을 경험하지 않은듯 가까이 다가서도

쉽게 도망을 가지 않으니 나로서는 산골짜기 아기 다람쥐를 가깝게 볼 수 있으니

고마울따름이었으나  물론 어느정도의 크롭은 불가피했다.

 

 

 

 

 

저 새카만 눈 좀 보세요~

나뭇가지를 꼭 붙잡고 있는 손 좀 봐주세요~

 

 

 

 

 

임도 주변에서 본 신기한 나무.

v라인이 아주 멋지군.

 

 

 

 

 

곤충들에게는 지금이 사랑의 계절인건가?

19금^^  미안하지만 신기한 모습이니 한장 찍어볼께~

 

 

 

 

 

이곳 천마산은 계곡이 깊어서인지 휴대폰도 잘 되지 않는 지역인데

이곳에 있을때 누군가 전화하면 전화 안받았다고 지청구 듣기 일쑤인 곳이라

가끔 전화로 인해 난감한 일이 일어나기도 한 곳이다.

그래서 출발하기 전 미리 통화불능이라고 알려주면 

그런 불상사는 미리 방지할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ㅎㅎ

 

 

 

 

 

 

 

 

 

 

 

 

 

 

 

 

 

 

 

 

 

 

 

 

 

 

 

 

 

 

 

 

 

 

 

 

 

집으로 가기 전 마지막으로 만난 부처나비.

특이한 무늬와 색감이 맘에 들어

자꾸만 카메라를 들이대도록 만든 녀석이다.

 

 

 

 

 

천마산에 가면 나비도 있고,

야생화도 있고, 다람쥐도 있고...

그들과 함께라면 어지러운 마음도 정화가 된다.

그래서 나는 천마산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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